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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거세지는 민주화 열기… 왕정 사우디까지 번지나

입력 : 2011-02-23 01:56:55 수정 : 2011-02-23 01: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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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반정부 시위 확산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민주화 열기가 아랍권 국가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리비아뿐만 아니라 모로코, 바레인, 예멘 등에서 반정부 시위로 연일 사망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종국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왕정국가에도 반정부 시위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2일(현지시간) 바레인 정부가 정치사범들을 석방토록 지시하고 반대파와 대화에 나서는 등 시위 사태 수습을 위한 유화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수도 마나마의 펄 광장에서는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셰이크 하마드 국왕과 셰이크 칼리파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지난 14일 바레인에서 반 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아파가 주축을 이룬 시위대는 200년간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알 칼리파 가문을 타도해야 한다며 “국민은 왕정 교체를 원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바레인 당국은 3월13일로 예정된 유명 자동차 경주대회 ‘바레인 그랑프리’를 취소했다. 오랜 망명생활을 하던 반정부 지도자 하산 마세미야가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바레인 정국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성향의 시위대가 충돌, 5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사나대학 인근의 알 후리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4000여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거리행진에 나섰다가 인근에 있던 친정부 시위대와 충돌했다.

전날에는 항구도시 아덴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의료진은 이달 초 촉발된 시위로 인해 이날까지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일 모로코 전역에서는 약 3만7000여명이 정치 개혁과 왕권 제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차에 불을 지르고 경찰서에 돌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탄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 120명을 연행했다. AP통신은 이날 시위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모로코는 그동안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던 나라다.

타이프 체카우이 모로코 내무장관은 “일부 시위대가 공공건물과 가게, 은행 등을 파손했으며 이 중 알 호세이마 지역의 건물에서 시신 5구가 발견됐다”며 “폭력적 시위가 아닌 대화가 가능하다”며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시위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왕정국가들까지 확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왕정국가 바레인의 경우 주거, 의료체계 등의 복지가 균등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데 대한 시아파의 반발로 시위가 시작됐다. 이들 국가는 석유 자원으로 부를 축적했지만 국민의 정치 참여나 복지정책 등은 등한시하고 있다. 미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바레인처럼 ‘명시되지 않은 사회적 계약’으로 묶여 있는 왕정국가의 경우 지금이야말로 정치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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