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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너무 물러… 독하게 만들겠다"

입력 : 2011-01-09 23:03:45 수정 : 2011-01-09 23: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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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각오 다지는 라스베이거스 CES의 CEO들
“기본 많이 무너져 제품 경쟁력 약화 초래
패스트·스트롱·스마트한 조직으로 쇄신”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사진)은 ‘야구광’이다. LG 트윈스 야구단 구단주인 그는 경기 관람은 물론 직접 게임을 하는 걸 좋아한다. 주말에 하루 70∼80개씩 피칭 연습을 할 정도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친동생으로 지난해 10월 위기에 빠진 LG전자의 ‘구원 투수’로 나선 구 부회장. 그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1’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향후 경영계획 등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야구처럼 내 결정구 쓸 수 있다면…

구 부회장이 처음 꺼낸 얘기는 “LG가 너무 물러졌다”는 반성이다. 그는 “LG전자는 (전에) 강하고 독하게 했는데 그 부분이 많이 무너진 게 아깝고 그게 품질(하락)로 이어지더라”며 품질을 잡는 것이 자신의 ‘결정구’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놓고 “우리가 좀 무르죠?”라고 반문한 뒤 이런 거 쓰지 말아달라면서도 “객관적으로 봐도 무르다. 뭔가 독하게 만드는 거, 독한 문화를 DNA로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래 제조업의 경쟁력은 연구개발·생산·품질에서 나오는 게 상식이라며 “우리가 베이직이 많이 무너진 게 아닌가 싶다”며 나름대로 원인도 분석했다.

◆패스트·스트롱·스마트해야 한다

구 부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빠르게 준비하는 게 회사 경쟁력”이라고 단언했다. 평소 슬로건을 좋아한다는 그는 경쟁력을 위한 슬로건으로 ‘패스트(fast), 스트롱(strong), 스마트(smart)’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줄 때는 ‘탁’ 이거다 하는 반응이 나와야 한다”며 “패스트는 미리 앞서 준비한다는 의미고, 스트롱은 강하고 독하게 실행한다는 것이며, 쓸데없는 일 줄이고 필요한 일 더하고, 이거보다는 저거 하는 게 낫다는 스마트한 생각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플라스마 라이팅’ 들어봤나

구 부회장은 차기 성장동력이 불분명하다는 질문을 받자 미래 사업구상의 일단을 드러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전기자동차의 에어컨과 히팅 분야. 그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전시한 전기자동차 모터를 LG전자가 만들었다. 모터와 인버터 쪽을 개발하고, 전기차에 들어가는 쿨링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전기를 많이 먹는 만큼 전기차의 에어컨과 난방 쪽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플라스마 라이팅’에 애착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에게 플라스마 라이팅은 처음 들어보는 분야일 거라며 “스키장과 골프장에 가보면 멀리서도 대낮같이 밝은 라이트가 설치된 곳이 있는데 태양광하고 굉장히 비슷해 공이 멀리 날아가는 게 잘 보인다”며 “앞으로 제가 신경을 좀 쓰면 세계적인 사업부를 탄생시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백마 탄 왕자는 없다

대응이 늦어 위기를 부른 스마트폰에는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올해 고생하면 내년쯤 수익성 나고 괜찮은 제품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 부회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결정구나 왕도는 없는 것 같다. 백마 탄 왕자가 와서 어느 날 결혼하자 이런 거 사실 없다”며 “기본 지키고 미리 준비하고 하는 거다. 인생은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만 복이 온다”고 거듭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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