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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프로그램 '대본' 논란 언제까지…

입력 : 2009-11-12 13:35:58 수정 : 2009-11-12 13: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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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다' 출연 여대생 '루저' 발언 논란

 

[세계닷컴] 일반인이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에서 '대본'은 반드시 필요하다. 신인이 아닌 프로 방송인들의 경우에도 대본에 의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개는 이미 프로그램 수위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경력이 되기 때문에 '참조'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 9일 KBS2TV '미녀들의 수다'에서 한 여대생이 "외모가 중요한 시대에서 키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 180㎝ 정도는 돼야 한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발언 자체도 '외모'만을 중시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이같은 방송 결과에 대해 또다시 방송 작가들이 작성한 '대본' 작성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여대생은 9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대본에 쓰여져 있는 그대로 말한 저에게도 잘못이 있겠지만, 작가님들은 대본을 따라주시길 원하셨고, 그 대본에는 루저라는 단어와 함께 제가 방송에서 이야기했던 그대로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12일에는 자신이 재학중이 대학교 학생커뮤니티에 재차 "사전 앙케이트를 거쳐 만든 대본을 가지고 녹화를 했다"며 "처음으로 공중파 토크쇼에 출연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작가가 스케치북을 통해 전달하는 지시에 충실히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논란이 된 '루저'라는 단어는 '미수다' 작가 측에서 대사를 만들어 대본에 써 준 것"이라며 "물론 사리분별 없이 대본을 그대로 따른 것은 잘못이지만 낯선 상황에서 경황없이 대본대로 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수다' 작가진은 "대본은 출연진에게 사전 인터뷰를 받고 의견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여대생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제작진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미수다' 멤버들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학생들과 토크공방을 펼치는 것은 '미수다' 프로그램 사상 초유의 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는데, 그런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출연자들에게 부탁한 것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기를'였다"고 올려 사실상 여대생의 발언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내비쳤다.

이같이 방송이 논란이 되자 '대본'의 작성 과정에서 일반인 출연자와 방송작가간의 의견이 서로 달랐던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tvN '화성인 바이러스'도 출연자인 유사라가 방송사의 악의적인 편집을 거론하며 당시 자신의 발언 중 일부와 자막 처리된 내용이 방송사의 의도적인 진행이었을 뿐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고 밝혔고, 이에 제작진 측은 유사라와의 미팅을 통해 결정된 것이지 임의로 대본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사라가 자신의 주장은 맞지만, 이런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하는 글을 미니홈피에 올렸고, tvN은 이후 방송 자막에 출연자와의 상의 후 방송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지하는 글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 대해 관계자들 대다수는 방송사의 책임을 묻는 형식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편집에서 걸러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청률만 의식해 의도적으로 이같은 논란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프로 방송인이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때는 충분히 상대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 나가기 전에는 충분히 상대방과 논의를 해야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방송의 재미와 시청률, 매끄러운 진행 등을 고려할 때 일반인의 의견을 대본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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