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안일대응 화 키웠다

강 수위상승 사고발생 수시간전부터 파악
관련기관엔 통보안해… 민·관·군 협조 엉망

지난 6일 새벽 발생한 임진강 급류 실종사고와 관련, 군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사고 발생 수시간 전부터 초병이 임진강 수위 상승 사실을 상황실에 보고했음에도 정작 임진강 수위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등에는 통보하지 않아 민·관·군 통합방위체제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임진강 필승교 지역에서 경계를 서던 초병은 6일 오전 2시50분쯤 평소 1m였던 수위가 1.2m까지 불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즉각 상황실에 보고했다. 이어 연대와 사단, 군단을 거쳐 합참에까지 상황이 전달됐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오전 5시35분까지 임진강 주변 모든 부대에 위협에 대비하도록 상황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은 임진강 수위 상승 사실을 다른 관련 기관에는 알리지 않았다. 임진강 곳곳에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자동경보시스템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통보가 불필요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민·관·군이 통합방위체제를 명목으로 매년 북한 침투와 대규모 재난, 재해, 구호와 관련한 절차를 연습하고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을 감안하면 군의 이러한 대응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군은 또 이날 임진강 하류에서 훈련 중이던 전차부대에 수위 상승과 관련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상황판단 미숙과 상황전파 누락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임진강 하류에는 ○○사단 소속 전차 10대와 병사들이 나와 훈련 중이었고, 병사들은 훈련을 마친 뒤 모두 잠들어 있었다.

이 부대는 오전 5시15분쯤 초병이 급격히 강물이 불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부랴부랴 병사들을 피신시키고 전차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켜 화를 면했다. 마지막 10번째 전차는 그대로 방치될 정도로 상황은 급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대변인은 “상급부대와 인접부대에는 상황이 전파됐지만 전차부대는 전파과정에서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박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