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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찬구 회장 동반 퇴진 이후 금호號 어디로…

입력 : 2009-07-29 04:45:41 수정 : 2009-07-29 04: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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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찬구 회장 오전까지 해임 사실 몰라"

삼구 회장, 동생 돌출 행동에 기습공격한 듯

대우건설 매각 등 구조조정 일정 차질 우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퇴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송원영 기자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동생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과 경영일선에서 동반 퇴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조기 봉합하려는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65세룰(65세가 되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불리는 그룹 전통대로라면 박삼구 회장은 내년 말 총수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순리다. 하지만 퇴임을 불과 1년 남겨둔 상황에서 박찬구 회장의 잇단 돌출행동으로 형제 갈등이 표면화돼 그룹이 분열될 조짐을 보이자 ‘동반 퇴임’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형제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박찬구 회장이 자신의 해임에 불복해 소송을 낼 경우 이 문제는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고 지분 매입경쟁을 통한 경영권 분쟁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삼구 명예회장 역할은=이날 금호아시아나 발표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 하지만 재계에선 이날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박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대우건설 매각 등 총수의 책임이 필요한 그룹 내 현안에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런 징후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박 회장은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함구하면서도 “향후 그룹 대주주로서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박 회장은 현재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대한통운, 아시아나항공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데 이 자리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동생 박찬구 회장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이날 박 회장의 기자회견을 보면 동생과의 동반퇴진에 앞서 사전교감을 나눈 흔적이 전혀 없다. 실제 박찬구 회장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에 열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에서 자신이 해임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박찬구 회장은 이날 오전 일찍 지인들과 조찬모임을 갖고 난 뒤 이사회에 참석했다고 가족은 전했다. 박찬구 회장이 있는 금호석유화학도 이날 박찬구 회장의 해임을 오후 늦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고, 그의 아들 박준경 부장이 근무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기습공격을 당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형제의 난은 진행형?=이처럼 친형에게 ‘기습공격’을 당한 상황이라면 박찬구 회장이 자신의 해임에 불복해 향후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매입 경쟁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 측이 18%나 되는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지분 경쟁을) 예측하고 형제끼리 우호지분 확보를 암암리에 진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찬구 회장이 자신의 해임 결의에 불복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우건설, 서울고속터미널, 금호생명 등 그룹 주요 자산 매각 문제도 영향권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건설 매각 문제는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게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되면 경영 투명성은 올라가지만, 아무래도 의사결정의 신속성은 오너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그룹 내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된 것도 아니어서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총수 일가 퇴진이 금호 구조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대우건설 매각 등 구조조정은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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