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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발사에도 '무덤덤'… 北 도발에 내성? 안보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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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07 09:05:44 수정 : 2009-04-07 09: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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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햇볕정책 등 통해 시민의식 성숙”
일각선 “국가안보에 시민들 무감각” 우려도
다시 꽃게 잡으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짙은 안개로 발이 묶였던 꽃게잡이 어선들이 6일 조업이 재개되자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앞바다로 출항하고 있다.
연평도=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로켓을 발사한 5일 전국 프로야구장에는 무려 8만5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한식이자 청명까지 겹쳐 전국 유명 산과 공원묘지 등은 나들이와 성묘객으로 붐볐다. 일부 상점에서 라면, 생수 등 생필품 판매가 늘긴 했으나 ‘사재기’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일본과 미국 등 국제 사회가 술렁인 것과 달리 북한과 대치 중인 우리 사회는 의외로 차분했다.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 선언을 한 15년 전인 1994년과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94년 당시 전국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붐’이 일었다.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라면·참치캔·부탄가스·분유·생수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재기 5품목’이란 용어까지 생겼다. 정부가 나서 쌀 등 생필품 재고량을 파악해 수개월간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해야 할 정도로 국민 불안감이 컸다.

이제 북한 관련 대형 이슈에 대한 국민 반응은 크게 달라졌다. 6일 국내 증시는 북한발 악재에도 5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언론이 북한 의도대로 과민반응함으로써 북한의 협상력을 키워주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우선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에 우리 사회에서 내성이 생겼고, 시민의식이 성숙해진 점을 꼽았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과)는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는 2006년 북핵 위기와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시민이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내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햇볕정책 등 그동안 남북 간 긴장완화 노력이 시민에게 영향을 끼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대다수 국민은 북한 로켓 발사 등 벼랑끝 전술이 반복되다 보니 군사적 위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특히 북한에서 발사한 로켓이 위성으로 알려지면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민의식이 성숙해진 점을 인정하더라도 지난 정권의 햇볕정책 등으로 일부 국민 사이에 ‘안보 불감증’이 위험수위에 달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박찬우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정책국장은 “그동안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이 반복적으로 있었지만 전쟁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강하게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히 이전 정권에서 안보와 관련해 이렇다 할 정책을 펴지 않아 이런 상황에 시민이 무감각하게 반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도 “예전과 같은 사재기 등 혼란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시민의식이 성숙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이전 정권의 대북정책이 북한 정권까지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안보 불감증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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