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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문닫나" 쌍용차 협력업체들 좌불안석

입력 : 2009-01-12 09:53:22 수정 : 2009-01-12 09: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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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곳 생산 차질… 납품업체 50여곳 당장 도산 위기
"회생 가능성 커" 기대 속 일각선 "파산 수순 접어들 것"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쌍용차 협력업체들은 줄도산 공포에 직면했다. 동종업체들도 쌍용차 후폭풍이 몰고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협력업체 대책마련에 착수했고, 법원은 이번 주 초 쌍용차의 재산보전처분을 결정한다.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회생의 길로 접어들지 파산할지를 가를 운명의 한 달이 시작됐다.
◇11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정문 옆 펜스에 회사가 파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노조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제원 기자

◆협력업체 줄도산 공포, 정부 지원 검토=1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는 250여곳으로 지난해에만 1조3000억원어치를 납품했다. 이들을 포함해 2차와 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100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쌍용차의 법정관리로 직접적인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쌍용차에만 단독으로 납품하는 업체 50여곳은 설 대목까지 앞둬 도산이 우려된다. 실제로 쌍용차 납품 비중이 컸던 협력업체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부도를 우려해 거래를 끊고 대체 납품선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조만간 쌍용차와 거래했던 협력사들과 거래 실적 등을 분석하면서 납품 지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거래가 끊긴 납품업체가 부도를 맞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와 직접 거래하는 업체뿐 아니라 동종 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 업체를 정점으로 1차, 2차 및 이후 협력업체, 정비 및 폐차업체 등이 긴밀하게 연결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 1곳이 존폐의 기로에 서면 이 회사에 납품해야 하는 협력업체와 애프터 서비스 업체 등의 사업기회마저 줄어든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쌍용차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요구 사항을 듣는 등 본격적으로 협력업체 지원책 마련에 착수키로 했다. 지식경제부 이동근 성장동력실장은 오는 13일 쌍용차 협력업체들을 만나 현황을 파악하고 요구 사항을 들을 계획이다. 정부는 쌍용차 가동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1차 협력업체를 채권은행이 선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쌍용차 향후 시나리오=쌍용차가 이번주 초 운명을 가를 첫 관문을 넘는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히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12일 쌍용차 이사회가 신청한 재산보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일단 쌍용차가 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불성실하게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절차비용을 내지 않은 경우가 아니기에 법원이 쌍용차의 자산 및 채무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법원이 재산보전 처분을 내리면 쌍용차의 모든 채권 채무가 동결되고 회생절차가 개시된다.

통상적으로 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쌍용차가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지, 회생절차를 남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신청이었는지 등을 따져 한 달 내에 결정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의 분석으로는 쌍용차가 2월 초까지는 자체 운용이 가능한 만큼 자금 면에서도 일단 시간은 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자금난이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수요 감소라는 대외적 원인에 기인한 면이 크다는 점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기술력이나 시장성을 감안하면 회생보다 청산가치가 높게 나올 수 있어 파산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상하이차가 인수한 뒤 쌍용차는 소비자들의 매력을 끌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생절차에 돌입하면 법원은 관리인과 조사위원을 선임한다. 조사위원들은 쌍용차의 채무 등 재산상황과 회생가능성 등을 따져 회사 존속 여부를 보고서로 내고, 채권자들이 이를 토대로 회생절차를 진행하자고 하면 법원에서는 관리인에게 회생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령한다. 회생계획이 만들어지고 이해관계인들의 가결과 재판부의 판단을 거치면 해당 계획은 효력을 발휘한다. 이 기간의 운영자금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맡을 공산이 크다. 산은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대비해 쌍용차에 필요한 운용자금을 파악해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회생 과정에서 쌍용차가 매각될 만한 상황이 오면 애초 계획안에 담겨 있지 않더라도 계획을 변경해 인수합병이 추진될 수 있다. 물론 쌍용차가 회생계획을 잘 지켜나간다면 법정관리 종결 시점은 당겨진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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