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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끊기고… 악재 들끓고… 공포가 시장을 삼켰다

입력 : 2008-10-24 10:06:49 수정 : 2008-10-24 10: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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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뚫린 환율… 딜러들 패닉
아르헨 부도설 등 국내외 먹구름 잔뜩
"당분간 상승세 이어질 것" 전망 우세
수직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45.80원이나 올라 1408.80원으로 장을 마치자 딜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외환시장에선 “거래량이 급감한 데다 국내외 악재가 속출하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가 꺾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정부의 잇단 금융·건설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23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객장에서 한 은행 직원이 환율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송원영 기자
◆불안에 휩싸인 외환시장=여전히 불안감이 외환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공포가 확산되는 데다 전일 아르헨티나의 국가 부도설에 이어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파키스탄의 잇단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요청이 외환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국가부도의 도미노는 위험자산 기피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며 원화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부도위험이 같은 신흥시장에 속하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태국보다 높다는 보고서도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뉴욕증시의 주가 하락과 외국인의 주식매도세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점도 달러 매수세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해외 악재들이 주가를 통해 원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 달러의 초강세와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심리 등으로 환율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은행들의 달러화·원화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아 불안한 양상이어서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거래량 급격히 감소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서울 외환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러다 고사상태에 빠져 시장기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현물환 거래량은 25억3000만달러로 2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22일에는 32억2000만달러였고 23일에도 30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 9월 하루 평균 거래 규모 80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 축소로 시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소량 매수 주문에도 환율이 급등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거래량 급감은 환율 폭등의 주범으로 은행의 투기 거래가 지목돼 감독당국이 은행의 외환 거래를 일일 보고하라고 지시한 영향이 크다. 감독당국은 개별 외환딜러의 거래 규모까지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변동성이 워낙 큰 탓도 있지만 감독당국이 투기 거래를 강하게 압박해 공격적인 매수 매도 주문을 자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자본 유출입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들면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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