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물건너가나

함양·산청, 환경부 경제성 평가 3·4순위 그쳐
“이용객 수 산정·평가 기준에 문제” 거센 반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인근 지자체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남의 케이블카 유치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알려져 함양·산청군 등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경남도와 전남·전북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케이블카 사업 유치를 신청한 4개 지자체의 경제성 평가 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면서 전남 구례군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전북 남원, 경남 함양·산청 순으로 나타났다. 신청 지자체 중 구례군만 경제성 기준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이들 지자체의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경제성, 공공성, 기술성, 환경성 등 4개 지표를 기준으로 심사해 적격지를 선정하게 된다.

경제성을 제외한 3개 지표는 해당 지자체의 제출 서류를 토대로 평가하고 경제성은 전문기관에 맡겨 평가한다.

이 같은 평가 과정을 살펴볼 때 경제성 평가 결과가 최종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지리산 케이블카의 경남 지역 유치는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경제성 평가는 환경부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의뢰해 이뤄졌다.

그러나 함양군 등은 이번 평가의 기준이 된 ‘케이블카 이용객’ 산정에 문제가 있다며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등산객을 잠재적 케이블카 이용객으로 추정하고 지리산국립공원 탐방센터가 있는 일정 지점을 기준으로 이용객 수를 산정했다.

이에 따라 구례군의 경우 탐방센터가 있는 지리산 피아골이 군의 케이블카 설치지점인 산동면 지리산온천지구와 39㎞나 떨어져 이용을 기피할 가능성이 많은데도 같은 행정구역이라는 이유로 이곳 등산객을 케이블카 이용객에 포함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함양군 등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남원의 지리산 뱀사골은 함양군 케이블카 설치지점(마천면 백무동)과 20㎞ 거리에 있어 이곳 등산객의 다수가 함양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함양군은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뱀사골 등산객은 함양 이용객으로 계산해야 하는데도 행정구역이 남원이라는 이유로 남원 이용객에 포함시켜 타 신청 지자체에 불이익을 주었다는 게 함양군의 항변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이번 평가 기준에 문제가 있어 행정소송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안원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