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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도로에 ‘꽉’ 막힌 생태계

입력 : 2008-09-24 09:18:40 수정 : 2008-09-24 09: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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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내 82곳 중 미시령 등 7곳 폐도로 방치
동식물 서식 방해·외래종 유입… “복원 서둘러야”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잇는 이화령은 옛 도로(왼쪽)와 3번 국도(가운데), 중부내륙고속도로(오른쪽)가 나란히 달리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한반도의 생태축인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옛 도로들이 사용되지 않고 방치돼 생태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내 터널과 직선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통행량이 거의 없는 옛 도로(폐도)가 이화령과 미시령 도로 등 7곳에 달한다고 23일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백두대간은 포장도로 61개와 비포장도로 21개 등 총 82개 도로로 인해 8.3㎞ 구간마다 끊어져 있다. 백두대간을 단절하는 도로는 포장도로의 경우 1999년 47개에서 2007년 61개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 터널 등이 뚫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도로가 그대로 방치돼 안전사고는 물론이고 도로를 통해 외래종이 유입되는 등 야생동식물 서식지로서의 생태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녹색연합은 생태복원이 시급한 대표적 구간으로 미시령과 조침령, 건의령, 두문동재, 이화령, 신풍령, 사치재 등 7곳을 꼽았다. 강원 고성과 인제를 잇는 미시령의 경우 신설노선과 도로확장을 위해 고개 아래에 터널이 뚫려 옛 도로는 본래 목적을 상실했다.

경북 문경과 충분 괴산 사이의 이화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화령에는 1998년 뚫린 3번 도로와 2004년 개통한 중부내륙고속도로 터널이 100m 간격을 두고 나란히 달리고 있다. 3번 국도와 터널이 생기면서 이화령을 잇는 군도(구 국도 3호선)의 하루 교통량은 50여대에 불과하다.

녹색연합은 이처럼 대체도로가 생겨 사용하지 않는 옛 도로를 자연상태로 되돌리는 생태복원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스팔트 도로를 흙길로 되살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확보하고 생태계를 연결하자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우리나라 국토 생태계의 다양한 특성상 동일한 방법으로 생태복원사업이 진행되기는 어렵지만 각 지역에 맞는 생태복원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특히 백두대간의 경우 산림생태계 복원사업을 기본으로 생태탐방로 조성, 주민용 산책로, 하천 등 각각의 자연특성에 맞는 복원방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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