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장마전선 남쪽 머물러
28일까지 비다운 비 없을 듯”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40)씨는 연일 계속된 무더위에 지친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주말인 22일 한 물놀이장을 찾았다. 물놀이장은 평소와 달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 그야말로 ‘물 반 사람 반’이었다. 이씨는 “장마가 시작됐다는데 비다운 비는 안 내리고 푹푹 찌는 날만 이어지니 그런 것 같다”며 “장마기간이 맞나 싶다”고 말했다.
이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기상청이 지난 17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부터 장맛비가 내리겠다고 했지만 18일 비가 내린 뒤 줄곧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인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다. 이런 때 이른 무더위는 앞으로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8일까지 제주와 일부 남해안을 제외하면 전국에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마답지 않게 비가 찔끔 오거나 햇빛이 내리쬐는 ‘마른장마’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이는 제주 남쪽 해상으로 수축한 북태평양고기압을 따라 남하한 장마전선이 더 이상 북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북서쪽에 자리한 대륙고기압과 팽팽하게 대치 중인 이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면 장마전선도 함께 북상하게 된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23일 “기압계 분포에 따라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장마기간 내내 비가 오지는 않는다”며 “장마전선의 위치에 따라 지역별 강수량도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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