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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마이 뉴 파트너’ 조진웅, 끊임없이 변하는 ‘광대’

입력 : 2008-03-13 09:21:00 수정 : 2016-04-18 14: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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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영화 ‘마이 뉴 파트너’에서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해낸 조진웅. ‘피 섞인’ 안성기-조한선 부자 콤비 못지않게 ‘피 안 섞인’ 안성기-조진웅 부자 콤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강민호 반장(안성기)이 소년원 시절부터 아들처럼 키워온 영철이 바로 조진웅이다. 8년 만에 만난 강 반장의 ‘피 섞인’ 아들 강영준(조한선) 경위와도 뜨거운 ‘형제애’를 나눈다. 조진웅은 무거운 극에 웃음을 불어넣고, 때론 동네 ‘양아치’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엔 순박한 사람 냄새가 솔솔 풍기는 청년으로 영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영화 ‘마이 뉴 파트너’를 향한 노력과 욕심

조진웅은 ‘마이 뉴 파트너’를 위해 약 40kg를 감량했다. “영철 캐릭터가 동네 양아치이긴 하지만, 그렇게 비대하면 맛이 살지 않을 것 같다”는 김종현 감독의 한 마디에 즉시 체중감량에 들어갔다. ‘마이 뉴 파트너’ 시나리오를 두 손에 꼭 잡고서 식사 조절과 더불어 매일 밤 뛰기를 반복했다. ‘비열한 거리’, ‘우리 형’ 등에서 육중한 몸매를 자랑했던 조진웅은 이번 영화에서 호리호리(?)한 몸매를 드러냈다.

“영철 역에 너무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결심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6시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다음날만을 기다렸다. 배고파서 잠도 안 오고, 새벽에 배고픔에 지쳐 욕이 나올 정도였다.”

조진웅을 혹독한 다이어트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것은 영철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다. 얄미우면서도 따뜻한 휴머니티를 엿볼 수 있는 영철 역할은 ‘광대’ 조진웅이 평소 꿈꿔오던 지향점이다. “캐릭터 자체에 스펙트럼이 굉장히 큰 역할이다. 또 영화에서 효과적으로 매력을 발산하고, 이 캐릭터로 인해 작품 자체가 풍성해 보인다. 배우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진웅에겐 이 하나만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만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던 역할이고, 꼭 해야만 했던 인물이었다. 영철 역을 향한 조진웅의 욕심에 체중은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올해로 50년째 연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대선배 안성기의 존재도 ‘마이 뉴 파트너’를 하고자했던 이유다. 안성기와 호흡을 맞췄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자 배움이다. “안성기 선생님이 현장에 있다는 자체가 배움이다. 앞으로 내가 연기를 하면서 나와 작업하는 누군가도 안성기 선생님처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것 같다.”

조진웅은 영화 ‘마이 뉴 파트너’ 김종현 감독에 대한 믿음도 강했다. 김 감독의 전작인 ‘슈퍼스타 감사용’을 감명 깊게 봤기 때문이다. 조진웅은 “패전투수 감사용의 상황이 내 현실과 일치했다”며 “단역 할 때, 저도 어머니께 ‘내가 애드리브를 했는데 감독이 너무 만족했다’ 등의 말들을 했다. 그래서 ‘슈퍼스타 감사용’을 보면서 울컥했다”고 밝혔다. 김종현 감독 영화라는 말에 조진웅은 어떤 배우와 경쟁을 해서라도 꼭 영철 역을 해야만 했다.

충무로 차세대 감초 연기자 조진웅

현재 조진웅은 충무로에서 바쁜 연기자 중 한명이다. ‘마이 뉴 파트너’에서 인상적인 감초 역할로 차세대 감초 연기자로 부각된 조진웅은 앞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을 찾는다. 4월 개봉을 앞둔 공수창 감독의 미스터리 영화 ‘GP506’에서 코믹한 취사병, 영화 ‘기억, 상실의 시대’에서 평범한 순경 한상 역으로 조한선과 다시 한 번 같은 영화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하 감독의 신작 ‘쌍화점’에서는 왕비(송지효)의 한량 오빠 태안공 역에 캐스팅된 상태다. 또 사전제작 드라마 ‘과거를 묻지마세요’에 조연 순둥이 배윤구로 출연,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각각의 역할들이 일관성이 없네요”라고 말하면서 조진웅은 웃지만, 그만큼 작품 속에서 다양한 색깔을 발휘할 수 있는 배우로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다.

든든한 지원군 아버지

영화를 좋아했던 아버지는 조진웅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말론 브란도 연기에 비하면 너무 하찮아서 보잘 것 없으니 연기 그만둬라’라고 아버지는 질책하지만, 이는 곧 ‘말론 브란도’처럼 뛰어난 연기자가 되라는 다독임의 표현이다. “처음 서울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아버지가 오셔서 저를 제외한 모든 분들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당시 저한테는 ‘연기 그만두라’는 말만 했다. 그 말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많은 힘을 얻었다.” 현재는 연예 프로그램을 꼼꼼히 챙겨보며, 연예계 정보를 먼저 알려주는 든든한 조력자다.

계속 변화하고, 끊임없이 충돌해가는 ‘광대’

조진웅은 항상 변화를 추구한다. 그는 “정체해 있거나 머물러 있으면 썩는 것 같다”며 “연기를 시작한 스무 살 때부터 매해 변했다.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끊임없이 충돌해가는 광대이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한 캐릭터에 머물러 있는 배우이기보다 어떤 캐릭터라도 소화해 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길 원했다.

때문에 조진웅은 어떤 한 모습을 기억해 달라고 팬들에게 어필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고 생각했다. 작품의 캐릭터로 기억해주길 바랄뿐이다. ‘마이 뉴 파트너’에서도 배우 조진웅이 기억되기보다 영철이 사람들 머릿속에 남아있길 기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 속에 누구로 기억해주는 것이 더 큰 영광이다. 그것이 광대로서 가질 수 있는 ‘행복’인 것 같다.”

/ 황성운 기자 jabongdo@segye.com 사진=박효상 객원기자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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