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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나무자전거와 팬들의 만남 “포크송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 2008-03-10 10:23:20 수정 : 2015-12-31 1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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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송이 7080세대 노래? NO~"

 

[세계닷컴]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란 곡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자전거 탄 풍경’에서 2004년 듀오로 새롭게 태어난 ‘나무자전거’가 팬과의 만남을 가졌다.

한국 포크 음악의 명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그룹으로 알려진 ‘나무자전거’와 그의 팬들이 한국 포크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대화를 들여다보았다.

‘세발자전거’ ‘자전거 탄 풍경’ ‘나무자전거’의 상관관계는?

편혜경(30·이하 편) : 사람들이 ‘나무자전거’이란 그룹이 과거 ‘자전거 탄 풍경’이었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세발자전거’의 전신이라고 하면 더 깜짝 놀라던데요.

조선희(24·이하 조) : 어떤 사람은 ‘자전거 탄 풍경’이 인기를 얻자 비슷한 이름을 따라 해서 만든 그룹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더군요.

나무자전거 김형섭(이하 나무 김): 아직도 그런 질문 종종 받아요. ‘자전거 탄 풍경’은 저와 강인봉, 송봉주의 라인업으로 2001년 결성됐죠. 이 그룹은 강인봉의 그룹인 ‘세 발 자전거’와 송봉주가 참여한 ‘풍경’이 합병된 형태였구요.

주옥선(30·이하 옥) : 강인봉 씨는 9인조 초대형 가족밴드였던 ‘작은별 가족’ 막내시잖아요.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나무자전거 강인봉(이하 나무 강) : 아직도 어른 분들은 제 얼굴만 보시고도 ‘작은별 가족’ 막내 아니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게 언제적인데 대단하다 싶기도 하죠.

이병대(36·이하 이) : 워낙 화제의 밴드였기 때문에 그 세대에서는 오래 기억하고도 남을 만큼 정말 대단했었죠.

편 : 그도 그럴 것이 노래도 잘했고, 못하는 악기가 없는 천재로 불렸잖아요. 영화에도 출연했었구요. 사람들은 막내인 강인봉 씨를 미국의 흑인 가족그룹 잭슨파이브의 막내 마이클 잭슨과 비교하기도 했어요.

조 : 마이클 잭슨이요? 와우 대단한데요

나무 강 : 대학 시절 활동을 접고 89년 제일기획에 공채로 입사해 라디오 광고 제작 PD로 일하다 때마침 회사가 시작한 음반사업부에 발령받아 다시 음악 일을 하게 됐죠. 우여곡절을 겪어가며 현재 나무자전거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참 음악과 인연이 이렇게 이어질 줄 몰랐어요.


포크송에 대한 오해와 편견

편 : 나무 자전거, 하면 가장 큰 이미지가 ‘포크송 그룹’인거 같아요.

옥 : 포크송하면 보통 뭐가 생각나요?

이 : 음…. 나는 송창식.

조 : 양희은, 김광석 정도?

편 : 가장 뚜렷한 이미지는 7080 세대의 통기타 노래라는 인식이에요.

옥 :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포크송에 대해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어요. 잔잔하고 너무 답답하다는 느낌?

이 : 그러면서도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OST로 큰 인기를 끌잖아요. ‘OST’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로 불릴만큼. 그만큼 또 사람들이 편안하게 듣는다는 얘긴데.

나무 김 : 아무래도 통기타 노래가 가지고 있는 단점일 수 있는 부분들을 위해 프로젝트도 많이 세웠었죠. 우리만의 색깔이 묻어난 리메이크 앨범 ‘통생통사’에서 댄스곡과 트롯을 리메이크 한 것도 그렇고.

편 : 만원의 행복 콘서트도 반응 좋았죠. 부담 없는 티켓 가격과 또 음악 특성상 온 가족이 함께 들기에 좋은 공연이라 매회 매진이었잖아요.

나무 김 : 그때 팬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참 기억에 남아요. 자리가 꽉 차서 몇분은 계단에 앉아 봐야했었는데, 팬클럽 분들이 일반 관객들을 위해 자리도 양보해 주셨고.

나무 강 : 가족들이 함께 듣는 노래라는 것만 해도 참 의미있는 일이죠. 그런데 우리 팀 색깔이 표현되는 악기가 통기타일 뿐 사실 거기에는 락도 있고 여러 가지 음악 장르가 녹아 있어요. 포크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 않나.

나무 김 : 전통적인 포크라는 영역에서 보면 우린 포크 그룹이 아니에요. 조금 독특한 것이 전통적인 포크의 장르에서 분명 ‘한국적인 포크’가 존재하는데 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맞기는 합니다. 뭐랄까. 어쿠스틱과 포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옥 : 저도 그랬지만 사실 대중들은 ‘통기타 치면 무조건 포크송’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나무 강: 통기타를 치면 포크, 일렉 기타를 치면 락 그렇게 생각하죠.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전통적인 포크라면 방송을 안해요. 유명해지면 큰일나죠.

나무 김 : 포크송의 아버지로 불리는 밥딜런이 70년대에 전자 기타를 한번 쳤다가 난리 났었죠. 배반했다고. 거의 돌을 맞았죠.(웃음) 전통적인 포크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일반인들도 좋아하면 큰일 나요. 뭐랄까, 희소성의 가치? 한편으로는 ‘나는 수준이 높은 사람이다’라는 생각 때문에?

나무 강 : 어쩌면 우리가 포크 그룹으로 불리는 것이 요즘 컴퓨터 음악이나 댄스에 대비되는 장르로서는 어느 정도 맞는 점도 있어요. 하지만 전통적인 의미에서 진정 포크하는 사람은 드러나지도 않았고, 마니아들은 그것을 즐겼죠.

이 : 드러나지 않는 것을 즐긴다라...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아요.

조 :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유명해지길 바라는 반면 유명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동시에 공존하는 게 있죠. 특히 그런 부분들이 포크 팬들이 가장 강한 것 같구요.

편 : 내가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작아진다는 느낌?

옥 : 우리나라는 80년대 포크송 문화가 널리 알려졌었죠.

나무 강 : 80년대 들국화가 막 데뷔했을 때, 나는 그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게 싫었어요.(웃음) 나만 알고 있으면 하는 마음과, 나만의 보물, 음악이라는 생각에서죠. 대학가요제로 데뷔한 모 가수를 보고 너무 괜찮다 싶어, 저 사람만은 대중들에게 나타나지 않고 숨어있는데서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인기가 많아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니까 이상하게 서운한거 있죠.

나무 김 : 어쨌든 그런 면에서, 통기타는 우리를 대변하는 악기, 도구일 뿐이지 음악적 정신이 거기에 한정되어 있는 건 아닌거죠. 하지만 언젠가 돌아갈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 고향은 개발 안 되길 바라지 않나요. 언젠가 돌아갈 안식처니까요.

편 : 맞아. 고향에 내려갔는데 갑자기 그곳에 빌딩이 있고 최신식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면 얼마나 서운할까.

조 : 그래도 송창식, 김광석, 양희은 등의 노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통기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어요. 요즘 활동하는 나무자전거처럼 비록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다고 해도.

옥 : 대중들을 위한 활동을 하던 안하던 통기타 음악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필하는 부분이 충분하죠. 포크송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음반 매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나무자전거의 2집

조 : 그런데 이번 앨범 발표는 조금 특이한 방식이던데요. 음반 매장에서 앨범을 구입할 수가 없다구요.

나무 김 :  일반적으로 한 앨범에 보통 10곡에서 12곡 정도 수록되는데 많으면 보통 3곡을 밀죠. 타이틀곡과 후속곡으로. 나머지 노래들은 대중들에게 알려질 새도 없이 묻히고 말아요. 이미 그 앨범은 흘러간 앨범이 되는 거구요.

나무 강 : 그래서 1~2곡씩 디지털 싱글로 2주마다 한번씩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죠. 하지만 소장하기를 원하는 팬들을 위해서 올 여름쯤 10곡을 모아 정규 2집을 낼 겁니다. 다만, 오프라인이 아닌 우리 홈페이지에서 한정 수량만 오픈할 예정이에요.

이 : 한정 수량이라니, 경쟁률이 높겠는데요

조 : 얼마 후에 공연이 있으시죠?

옥 : 이달 28일과 29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념 기념관에서 '나무자전거의 나이테+8 오케이!고고' 공연을 연다고 알고 있어요.

편 : 공연 이름이 특이한데요.

나무 김 : 지난 2005년부터 매해 여는 정기공연에 자신들의 나이테를 하나씩 기록한다는 의미로 '나이테+숫자'로 이름을 붙였지요. '자전거 탄 풍경'에서 2004년 듀오 나무자전거로 팀을 개편한 뒤 이번이 8번째 정기 공연이라는 뜻입니다.

나무 강 : 새로운 노래 ‘OK! Go~ Go~’ 외에도 새 정규앨범에 실릴 3곡의 신곡 ‘Magic Sunshine’ ‘사랑일기’ ‘나의 가난은’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구요.

조 : 이번 공연에 프로포즈는 누가할지 궁금해지는데요?

편 : 나무자전거의 콘서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죠. ‘노래로 하고픈 이야기’를 통해 연인에게 공개 프로포즈 하는 시간.

옥 : 자, 부러워만 마시고 다들 활용해 보시죠.

이 : 전 공연에만 집중하겠습니다. 모두들 콘서트 때 봐요. 혹시 또 모르지, 내가 프로포즈 무대에 갑자기 나타날지.

편 :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더욱 왕성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나무자전거 파이팅입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사진 박효상 객원기자 news@segye.com

장소=삼일로창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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