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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나도 ‘품격 갖춘 신사’

입력 : 2012-08-30 19:51:14 수정 : 2012-08-30 19: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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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복고풍 분위기
액세서리로 센스 연출
패션은 장바구니만큼이나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기에 따라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가 달라지고 립스틱 색깔도 변하지 않던가. 경기가 어려울 때는 어김없이 복고가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일까. 올 가을·겨울 신사복 컬렉션에는 약속이나 한 듯 복고스타일이 등장했다. LG패션 마에스트로의 윤종현 디자인실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풍족했던 1970∼80년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대중의 욕구가 남성복 패션에서 복고스타일의 유행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불황에 여성들의 패션과 화장이 과감해지는 반면 남성들은 좀 더 편안하고 클래식한 복고스타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 가을 차분한 회색이나 네이비 컬러의 수트를 여유 있게 입고, 행커치프(수트 상의 주머니에 꽂는 손수건)나 부토니에(깃 단추구멍에 꽂는 꽃, 리본 등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지갑은 얇아져도 ‘신사의 품격’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복고풍의 유행과 더불어 인기를 끄는 체크는 이번 가을 잔잔하고 은은하게 표현되고 있다.
지이크파렌하이트 제공
#복고로 회귀, 편안한 가을남자


최근 몇 년간 나이를 불문하고 몸에 달라붙고 기장은 짧아 젊은 느낌을 물씬 풍기는 남성복이 인기를 끌어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품이 넉넉한 실루엣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재킷의 기장은 길어지고 좁았던 라펠(lapel·코트나 재킷의 앞몸판이 깃과 하나로 이어져 접어 젖혀진 부분)은 넓어졌다. 또 기존 정장이 어깨를 강조하고 허리선을 많이 파내 날씬한 실루엣을 강조한 것과 달리, 올 가을·겨울에는 어깨패드 없이 허리까지 자연스럽게 떨어지며 여유 있는 실루엣이 주를 이룬다.

단추가 하나인 원버튼 정장보다는 두 개의 단추가 한 줄로 달려 있는 투버튼 싱글 브레스트 재킷이 인기다. 투버튼 싱글 브레스트 재킷은 클래식하고 평범한 디자인이지만, 이전보다 허리선을 높게 재단한 제품이 많아 날씬하고 다리도 길어 보인다. 세로로 두 줄의 단추를 단 더블 브레스트 재킷도 꾸준히 인기를 끈다. 더블 브레스트 재킷은 싱글 브레스트 재킷보다 중후하고 갖춰 입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배가 나오거나 체격이 큰 남성도 허리라인을 가리면서 남성다운 체형을 강조할 수 있다.

재킷의 좌우가 겹쳐지도록 단추를 두 줄로 단 더블 브레스트 재킷은 영국신사 같은 분위기를 내는 데 제격이다.
빨질레리 제공
컬러는 세련되고 안정된 느낌의 그레이와 신뢰감을 주는 네이비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두 컬러를 바탕으로 레드·퍼플·블루·그린 등의 밝은 색상이 포인트 컬러로 활용된다. 레드 계열 중에서 특히 진한 레드와인 빛을 내는 버건디 컬러는 이번 시즌 단연 돋보이는 포인트 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패턴의 경우 아무 무늬가 없는 솔리드를 기본으로, 복고패션의 대명사인 체크가 또다시 인기를 끌 것 같다. 다만 큼직한 체크가 아니라 원단 조직 자체에 변화를 주거나, 원단 컬러와 비슷해 눈에 확 띄지 않는 잔잔한 체크가 대부분이다. 줄무늬 역시 아주 얇고 촘촘한 간격의 은은한 스트라이프가 대세다.

#패션의 완성은 위트 있는 액세서리

올 가을 세련되고 안정된 느낌의 그레이 컬러를 바탕으로 레드·퍼플·블루 등이 포인트 컬러로 활용될 전망이다.
커스텀멜로우 제공
요즘 멋을 좀 아는 남성들은 격식을 갖춘 수트뿐 아니라 비즈니스 캐주얼에도 포켓 스퀘어(가슴에 달린 주머니용으로 나온 별도의 행커치프)나 부토니에 등 액세서리를 센스 있게 활용한다.

로가디스컬렉션의 김나라 디자인 실장은 “너무 튀지 않고 깔끔한 포켓 스퀘어 연출을 원한다면 셔츠의 색상과 포켓 스퀘어의 색상을 통일하는 것이 좋다”며 “진중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면이나 린넨 등 힘이 있는 소재의 포켓 스퀘어를 재킷 가슴 주머니의 가로와 평행이 되도록 일직선으로 접어 꽂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포켓 스퀘어나 부토니에가 부담스럽거나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캐주얼하고 재밌는 액세서리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트렌드세터인 남자 배우들은 일찌감치 재킷에 행커치프 대신 옷핀, 형광펜, 리본 등 액세서리를 달고 나오며 자신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은 양복 재킷 깃에 옷핀 두 개를 꽂고 나왔다.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수트에 넥타이나 행커치프처럼 정형화된 액세서리를 거부하고 작은 옷핀을 꽂아 포인트를 준 것이다. 앞서 현빈은 지난해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수튼 상의 왼쪽 가슴에 노랑·파랑·빨강 등 컬러의 형광펜을 가지런히 꽂는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형광펜 수트룩 연출법의 근원지가 크리스 반 아쉐라는 디자이너로 알려지며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지환도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서 다양한 컬러의 꽃모양 부토니에를 라펠에 착용하고 나와 부토니에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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