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통해 “더이상 응할 이유 없어”
2차 탄핵심판엔 “수사로 출석 못해”
공수처장·국수본부장 내란혐의 고발도
중앙지법, 체포적부심 2시간 만에 종료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으로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틀째 조사를 거부했다. 그는 전날 공수처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조사 후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데 이어 이날은 아예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공수처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첫 재판이 이날 열리는 등 12·3 계엄을 둘러싼 수사와 탄핵심판, 재판은 절차대로 진행됐다.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이 없더라도 변론은 가능하다며 윤 대통령의 2차 변론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심리를 이어갔다.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 조사와 관련, “윤 대통령 측이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오후 1시50분쯤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로 불출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조사에서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며, 판검사들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자신의 입장만 밝혔을 뿐 수사 검사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에 윤 대통령을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이 ‘건강상 이유’로 연기를 요청하자 조사 시점을 오후로 늦췄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어제 조사에서 충분히 얘기했다. 더 이상 조사에 응할 이유가 없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일 체포영장 1차 집행시도를 거부하고 전날 2차 시도에서 체포된 뒤 모든 절차에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셈이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오동운 공수처장과 우종수 경찰 국가수사본부장 등을 내란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군사시설인 대통령 관저에 침입해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관할권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거듭 주장하며 체포적부심을 아예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2시간여 동안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 심문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심문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공수처와 변호인들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지, 공수처가 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이 관할 위반인지 등 체포의 적법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체포적부심에 소요되는 시간은 형사소송법상 체포 기한(48시간)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17일 오전 10시33분이던 구속영장 청구 시한이 다소 늦춰지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탄핵심판 2차 변론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공수처 체포로 출석이 어렵다며 변론 연기를 요청했지만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기존과 같이 주 2회씩 재판하겠다고 하자 “체포 상황에서 이틀 간격으로 진행하는 것은 충실한 재판이 되기 힘들다”면서 “대통령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항변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직무대행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일정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12·3 비상계엄 계획을 사실상 주도한 김 전 장관의 첫 재판도 이날 진행됐다. 김 전 장관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이란 취지로 변론요지를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 별도 입장문을 내고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통령을 수사기관이 불법 영장으로 체포하는 것 자체가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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