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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윤한결 “잘츠부르크 데뷔 소감요? 정신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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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29 11:29:52 수정 : 2024-10-29 1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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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포항국제음악제(11월 1∼8일) 개막 공연 지휘하러 귀국
잘츠부르크 축제에서 세계 초연한 자작곡 ‘그리움’ 호평
박유신 포항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이름에 걸맞는 축제로 거듭나도록 노력”

“장난으로 말했던 현대곡을 연주 두 달 앞두고 작곡하느라, 또 7월에 이탈리아 공연 지휘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8월 잘츠부르크 축제 때도) 빈에서 연주 마치자마자 잘츠부르크로 갔는데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정신없이 무대에 올랐던 기억밖에 없네요.”

지휘자 겸 작곡가 윤한결이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잘츠부르크 축제 데뷔 소감과 포항국제음악제 등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포항국제음악제 제공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지휘자 겸 작곡가 윤한결(30)은 클래식 음악가들에게 꿈의 무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에 데뷔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차세대 스타 지휘자들의 등용문으로 잘츠부르크 축제가 주관하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후 올해 축제 데뷔 기회를 얻었다. 빈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과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자작곡 ‘그리움(Grium)’을 들려줬다. 3년 만의 신작인 ‘그리움’은 10여 분 길이 관현악곡인데 초연 후 호평을 받았다.  

 

포항국제음악제(11월 1∼8일) 참가를 위해 귀국한 윤한결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리움’에 대한 각별함을 내비쳤다. “(잘츠부르크 축제 측이) 현대곡을 하나 지휘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농담으로 ‘그럼 내가 하나 쓸까?’라고 했더니 사흘 지나 정식 계약서가 날아와 덜컥 놀랐어요. 대구에서 서울로, 다시 독일로 가는 선택을 하면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애틋한 감정들을 담아 그리움으로 함축한 곡입니다.“ 대구 출신인 그는 “작곡을 배우고 싶어” 무작정 서울로 왔다.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를 다니던 중 열여섯 나이에 독일에 건너가 뮌헨 국립음대에서 작곡과 피아노, 지휘를 공부했다. 

윤한결은 내년 9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 연주회에서 지휘봉을 잡고 ‘그리움’을 아시아 초연한다.

 

다음 달 1일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포항음악제 개막 공연에선 음악제를 위해 꾸려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와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플루티스트 김유빈 협연)을 선보인다. 

 

그동안 지휘자 없이 서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로 주목받은 포항음악제는 올해 4회째를 맞아 ‘국제’음악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휘자도 처음 섭외했다. 박유신 예술감독(첼리스트)은 “지휘자가 있고 없고에 따라 공연 완성도가 어떤지 궁금해서 이번에 윤한결 지휘자를 모셨다”고 말했다. 

 

윤한결은 “축제를 위해 구성된 교향악단은 처음부터 만들어가야 하니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재미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얼마 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뮌헨 필하모닉을 지휘했고, 내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등을 지휘한다. 

박유신 포항국제음악제 예술감독(첼리스트)이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4회째인 음악제의 특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포항국제음악제 제공

박유신 예술감독은 이번에 명칭을 바꾼 이유로 “지난 세 차례 축제에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음악가)들이 참여하고도 ‘국제’라는 타이틀(명칭)이 붙지 않아 축제의 콘셉트(성격)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새로운 명칭과 함께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음악제에 걸맞도록 쟁쟁한 국내외 연주자들이 무대에 선다. 바이올리니스트 조르당 빅토리아와 알렉상드르 뷔, 비올리스트 탕기 파리소, 첼리스트 제레미 가르바르그로 구성된 프랑스의 세계적 현악사중주팀 아로드 콰르텟이 우선 눈에 띈다. 박 감독은 “축제가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아로드 콰르텟이 먼저 제게 출연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아로드 콰르텟은 5일 하이든과 슈만, 드뷔시의 현악 사중주를 들려준다. 6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등 국내외 연주자들과 함께 쇼팽의 ‘피아노 트리오’, 아렌스키의 ‘피아노 오중주 D장조’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3일)과 선우예권(7일) 무대,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출연하는 폐막(8일)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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