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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협 회장, 北 김정은 정권에 6억여원 전달…“쌍방울·경기도 대북 브로커”

입력 : 2022-12-14 09:49:13 수정 : 2022-12-14 09: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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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기부금·보조금 12억여원 횡령도
北, 쌍방울에 “경기도 대신 50억 지원”
이화영 소개로 쌍방울과 인연 맺어
공소장에 당시 경기지사 언급 안 돼

안모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북한 김정은 정권 측에 건넨 쌍방울그룹 돈이 현재 환율로 6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달 안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며 “쌍방울그룹과 경기도의 대북 사업 브로커”로 결론 내렸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모습.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지난 7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안씨 공소장에 따르면, 안씨는 해외 도피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모 쌍방울 부회장 등과 공모해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 2018∼2019년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에 2차례에 걸쳐 총 21만5040달러(약 2억7912만원)와 180만위안(약 3억3618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북한 조선아태위는 조선노동당 산하 대남 사업 주력 기관이다. 국내 거주자가 금융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에 자금을 지급하려면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안씨는 2018년 12월26일 평양에서 당시 김영철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태위 위원장에게 7만달러, 이듬해 1월24일엔 중국에서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에게 14만5040달러와 180만위안을 줬다. 아태협과 쌍방울이 추진하는 대북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로비 자금 명목이었다. 쌍방울과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현 SBW생명과학)가 자금을 댔다.

 

이는 김성혜 조선아태위 실장 등이 안씨와 김 전 회장, 방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기도가 북한의 낙후된 협동농장을 농림복합형 농장(스마트팜)으로 개선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고 했는데, 아무런 지원이 없다”며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 5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안씨는 2018년 10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김 전 회장을 소개받고 쌍방울과 대북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김 전 회장은 대북 관련 테마주와 수혜주로 나노스의 주가 상승을 노리던 터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안씨는 이듬해 1월 나노스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아태협과 쌍방울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아태협 사무실은 서울 용산구 쌍방울 본사에 있는데, 쌍방울은 아태협에 사무실을 무상 제공했다.

 

안씨는 2018∼2019년 쌍방울 등 기업 기부금 4억8563만7000원과 경기도 보조금 7억6270만8350원 등 총 12억4834만5350원을 생활비, 주식 매수, 채무 변제 등으로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또 쌍방울 본사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올해 7∼9월 아태협 임직원들에게 PC 하드디스크와 북한 그림 40여점 등 증거 은닉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그는 대북 사업을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그림을 받아 밀반입했다.

 

이 같은 안씨의 범행 당시 경기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였다. 공소장에 경기지사는 언급되지 않았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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