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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서 ‘쿵쿵’… 90dB 굉음이 1층선 ‘콩콩’ 나즈막했다

입력 : 2022-08-04 21:00:00 수정 : 2022-08-04 2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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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고요안랩’ 가보니

국내 최대 층간 소음 전문 연구소
아파트 닮은 주택 10세대 꾸며놔
층층마다 두께 다른 슬래브 설치
기둥식·라벤식 등 구조도 세분화

태핑머신 작동·임팩트볼 낙하 체험
다양한 층간 소음 기술 확보 온 힘

4일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시행된다. 기존의 사전인정 방식에서는 미리 시험체를 제출해 층간소음을 측정했지만, 사후확인제는 아파트 건설이 다 끝난 뒤 사용검사 승인 단계에서 전체 가구의 2∼5%를 무작위로 추출해 층간소음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층간소음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주체에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 등의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층간소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제때 분양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층간소음을 저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공들이는 이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경기 용인시에 개관한 층간소음 복합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安)랩(LAB)’ 전경. 박세준 기자

지난달 28일 방문한 경기 용인시의 ‘래미안 고요안랩’은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이다. 층간소음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연구소를 만든 것은 국내 건설업계 중 삼성물산이 최초다.

연구소 입구에서 온라인으로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내부에 들어서자, 상상했던 일반적인 연구소 모습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2380㎡의 대규모 공간에는 실제 아파트를 꼭 닮은 실증 주택 10가구가 조성돼 있다. 다양한 변수에 따른 층간소음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흔한 형태인 벽식은 물론, 기둥식, 혼합식, 라멘식 등 다양한 구조로 공간을 건설했고, 층별로 바닥 두께에 차이를 뒀다. 2층 바닥은 일반적인 아파트에 사용되는 210mm 슬래브를 설치했고, 3층과 4층은 각각 250mm, 300mm의 슬래브를 적용해 두께에 따른 바닥충격음의 차이를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층간소음 시험평가에 사용되는 테스트 방식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2층에서 태핑머신(해머를 빠른 속도로 반복적으로 두드려 충격을 유도하는 기계)을 작동시키거나 1m 높이에서 2.5㎏의 고무 재질 임팩트볼을 자유낙하시켜 충격을 유도한 뒤 1층에서 소음과 진동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의 층간소음 기술이 적용된 1층에서는 “콩, 콩, 콩, 콩” 하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렸지만, 2층에서 직접 올라가보니 귀를 막아도 상당히 고통스러운 수준인 80∼90dB(데시벨)의 소음이었다.

1층에 마련된 체험존에서는 모니터로 2층을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소음과 충격을 체험해볼 수 있다. 박세준 기자

삼성물산이 연구 중인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크게 두께·구조·재료·공법 4가지 분야다. 두께의 경우 바닥 슬래브가 두꺼워질수록 충격과 소음이 줄어들고, 구조 분야에서는 벽면이나 기둥으로만 각각 천장을 지탱하는 방식보다 세로는 기둥, 가로는 보를 이용한 라멘식 구조가 효율적이다. 또 바닥에 들어가는 소음재의 재료가 치밀하고 무거울수록 소음 저감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여기에 바닥 일부분만 두께를 높이는 등 삼성물산의 혁신적 공법까지 더해 각 아파트 단지와 평면 배치, 전용면적 등에 따른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이승식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 부소장은 “저희가 하는 일은 다양한 분야의 조건을 미묘하게 바꿔가며 가장 효율적으로 층간소음을 방지할 수 있는 조합과 기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같은 재료로 시공을 해도 아파트 구조나 전용면적, 소음의 원인과 강도에 따라 아랫층에서 느끼는 충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준의 층간소음 기술을 획득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보하는 층간소음 기술과는 별개로 이를 뒷받침할 정부 규제와 국민적 공감대는 풀어야 할 숙제다. 최신 기술이 적용되면 필연적으로 건축비 상승이 뒤따를 수밖에 없고, 건축법 관련 규제도 통과해야 한다. 건설업계와 소비자 사이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정부도 층간소음 방지 기술 적용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바닥 두께를 현행 최저기준(210mm)에서 9㎝ 더 두껍게 하면 용적률 5%를 추가로 제공하는 내용 등이 담긴 층간소음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용인=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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