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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조응천은 찬성, 금태섭은 기권... 공수처법 통과 후폭풍

입력 : 2019-12-31 13:36:35 수정 : 2019-12-31 15: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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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SNS상서 친문 지지자들 공격받아 / 홍익표 "당론인데 기권해 유감… 당 지도부서 검토 후 판단" / 찬성표 던진 조응천 "당론 따르지만…" 우려 표시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7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이 표결로 의결됐음을 알리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반대 입장을 내온 ‘검사 출신’ 조응천, 금태섭 의원이 각기 다른 선택을 했다. 조 의원은 공수처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금 의원은 기권표를 던지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뉴스1

‘기권’ 금태섭에 당 지지자들 “한국당 가라” 비판

 

국회는 지난 30일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낸 공수처 설치법안(윤소하 안)을 재적 177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공수처법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금 의원에 대해 당 지지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금 의원이 사실상 공수처에 반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온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본회의가 끝난 뒤 금 의원의 기권표를 겨냥해 “당론인데 기권표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기권표 논란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에서 검토한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친문(親文)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금 의원의 페이스북을 찾아 “배신자” “탈당해라” “한국당에 입당하라” 등 불만 댓글이 달렸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금 의원의 공천을 배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간 금 의원은 공수처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금 의원은 지난 10월 한 토론회에서 “나쁜 정권이 들어서면 충성 경쟁으로 이어져 공수처가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고위 공직자만 대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 두 가지를 모두 가진 기관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오수 차관을 향해 “우리 검찰개혁 방안도 특수부 폐지처럼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내려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자는 건데 공수처는 왜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져야 하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뉴시스

조응천 “당론이라 찬성... 우려 받아들여지지 않아”

 

공수처법에 찬성표를 던진 조 의원도 우려를 표시했다. 조 의원은 공수처법이 통과된 30일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의 수정안 정도면 검찰을 견제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유감스럽게도 오늘 통과된 안은 몇 가지 우려가 있다고 아직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공수처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윤소하 안에) 찬성한 것은 바로 당론이었기 때문이며 무거운 마음은 찬성한 법안의 내용이 제 생각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글을 남겼다.

 

조 의원은 “사실 저는 공수처에 반대한 적이 없다. 오히려 2004년 부장검사 때 부패방지위원회에 파견 나가서 헌정사상 최초로 고비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을 성안하여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비록 현직 부장검사 신분이었지만, 검찰 권한도 견제받아야 한다는 소신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그 일 때문에 직후 수원지검 공안부장으로 좌천됐고, 그 핑계로 가뜩이나 맘에 안 들던 검찰에 사표를 냈다. 그럴 정도로 공수처는 제겐 단순히 찬성, 반대의 존재가 아니다”며 “그냥 두면 부패하기 쉬운 권력기관은 반드시 시스템에 의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게 제 평소 생각”이라고 적었다.

 

그는 “여야합의에 의해 권은희 의원안으로 통과되었더라도 우리 정부의 큰 업적이 되었을 것”이라며 “오늘 통과된 법안의 문제에 대해 의총에서 다시 한번 우려를 표했지만, 치열한 논쟁 끝에 제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저는 당인으로서 당론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본회의에서 기꺼이 찬성했다”면서도 “앞으로도 저는 국민이 부여한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또 조 의원은 31일 오전 방송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해 “공수처를 설치했다는 게 우리 정부의 레거시(유산)가 될 텐데 이걸 여야 합의로 도입해야 진정한 레거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으로 밀어 붙이면 레거시가 될 수 있겠냐는 얘기도 (민주당 의총에서) 했다”라면서 “SNS에도 밝혔지만 저는 당론에 승복하지만 치열하게 다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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