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잠원동 인근 철거건물 붕괴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예비 신랑과 함께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23분쯤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철거건물이 붕괴해 건물 앞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결혼을 앞두고 있던 A(29·여)씨가 숨졌고, A씨와 결혼을 약속한 B(31·남)씨가 중상을 입었다. 다른 차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었다.
B씨 부친은 이날 아들이 이송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에서 “두 사람은 2년∼3년 교제한 사이였고, 결혼을 약속한 예비부부였다”며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A씨 부친은 “예물을 찾으러 가는데, 강남 한복판에서 이게 말이 되느냐”며 오열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하 1층 철거 작업을 하다가 무너졌다”면서 “정확한 붕괴 원인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의 정확한 붕괴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사고 며칠 전부터 건물 외벽이 휘어지는 등 전조가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5일 오후 3시쯤부터 사고 현장을 합동 감식할 예정이다. 이들 관계기관은 감식을 통해 건물 붕괴 원인과 철거 과정에서 안전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전망이다.
아울러 철거업체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대로 철거 절차를 따랐는지, 가림막은 규정대로 설치했는지도 확인한다.
경찰은 전날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현장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위험 징후가 감지됐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등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과실이 입증되면 공사 관계자를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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