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강종구 미시제도연구실장이 15일 발표한 ‘가계부채가 소비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초반을 기점으로 가계부채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하락하고 부정적 영향은 커졌다.
강 실장은 2000년 1분기부터 2015년 4분기까지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실질소비 증가율 등을 활용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경제성장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유량효과’와 ‘저량효과’로 나눴다. 유량효과는 가계가 부채를 늘리며 소비를 늘리고, 부동산을 구매해, 가계부채가 전체 소비를 증가시켜 경제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큰 효과다. 저량효과는 가계의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 등으로 가계부채가 소비와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큰 효과다.
강 실장은 가계부채의 유량·저량효과의 영향력을 회귀분석한 결과 유량효과는 2000년대 초반 이후 대체로 하락했고 부정적인 효과가 있는 저량효과는 지속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가계부채의 부정적 효과가 커진 배경으로 GDP 대비 높은 부채비율을 꼽으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나 된다.
한편 이날 한은의 ‘기업경영분석 분위수 통계 작성 배경 및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기업 간 수익성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한은이 전국 43만598개 기업을 2015년 매출액영업이익률을 기준으로 낮은 순서부터 일렬로 나열한 결과 중간에 위치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9%로 전체 평균치(4.7%)보다 1.8%포인트 낮았다. 아울러 하위 25%에 해당하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4%로 회사가 한 해 동안 적자를 냈지만, 상위 25%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7.4%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5% 기업의 영업이익률에서 하위 25%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뺀 이익률 격차도 2015년 9.8%포인트로 2011년(8.1%포인트) 보다 커졌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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