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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느는데 기부는 줄고… 푸드뱅크 "나눠줄 식품이 없어요"

입력 : 2009-05-06 10:13:20 수정 : 2009-05-06 1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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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하루 평균 14만명 이용… 작년보다 23% ↑
지난 석달간 기부 90억 그쳐 14% ↓… 운영 비상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몇 년째 ‘푸드뱅크’에 꾸준히 빵을 기부해 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어쩔수 없이 기부하는 양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밀가루 값은 올랐는데 경기 악화로 매출은 크게 준 탓이다.

김씨는 “임대료 내는 것도 빠듯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 빵 만드는 양 자체를 줄이다보니 기부량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럴수록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하는데, 기부 자체를 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푸드뱅크’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상 유례 없는 경기 불황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사람은 늘고 있는 반면 기부 손길은 점점 줄고 있다.

푸드뱅크는 식품제조업체 또는 개인에게서 먹을거리를 기부받아 결식아동, 독거노인, 재가 장애인, 사회 복지시설 등 소외계층에게 제공하는 ‘식품 나눔 제도’다.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처음 만들어져 현재 전국에 307개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5일 ‘전국푸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푸드뱅크 이용자는 하루 평균 14만3000명으로 지난해 11만5900명보다 23%가량 증가했다. 무료급식소, 복지기관 등 푸드뱅크를 이용한 단체 숫자도 지난 1월 296곳, 2월 445곳에서 3월 775곳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새롭게 빈곤층으로 전락한 이들이 늘면서 푸드뱅크 이용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사업 실패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최모(46)씨는 “정부에서 주는 돈으로 방세 내고 나면 끼니 때우기가 막막하다”며 “푸드뱅크에서 빵, 라면, 통조림 같은 것들을 지원해 줘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신 지체장애를 가진 박모(42)씨도 “기초생활수급액과 정부에서 제공하는 양곡으로 버티다보니 반찬 살 돈도 여의치 않아 맨 밥만 먹는 날도 많았고, 아이들 생일에도 제대로 된 상 한 번 차려주지 못했다”며 “그러다 최근 푸드뱅크를 접하고는 된장, 고추장, 김치 같은 음식을 제공받게 됐다”고 흡족해했다.

이용자는 느는데 식품이나 식재료 기부는 오히려 줄었다. 올 들어 전국 307곳 푸드뱅크에 기부된 식품 규모는 3월 말 현재 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억원과 비교하면 14% 감소했다. 지역 푸드뱅크의 경우 경영난에 시달리는 소규모 식품 제조업자들의 기부가 줄면서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전국푸드뱅크 한 관계자는 “각 지역에 있는 푸드뱅크 운영은 주로 중소 식품기업이나 빵집에서 기부받아 이뤄지는데, 요즘 들어 기부를 중단하는 업체들이 많아졌다”며 “기부량이 줄다보니 지역에 따라 식품 제공 횟수를 줄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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