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상품권은 출소 때까지 특별보관품으로 보관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감된 수용자들이 최근 2년간 정부 민생지원금을 7만여명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최소 10만원씩 받았다고 가정해도 73억원이 넘는 규모다. 소득 기준만 따져 대상을 정하면서 교정시설에서 숙식을 제공받는 수용자도 지급 대상에서 빠지지 않은 것이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은 수용자는 1차 3만4201명, 2차 2만282명이었다. 올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은 수용자는 1만9082명으로 집계됐다.
세 차례 인원을 더하면 7만3565명이다. 다만 회차별 수령 인원을 단순히 더한 연인원이어서, 같은 수용자가 여러 번 받았다면 그만큼 겹쳐 셌다. 수령한 사람 수와 지급 건수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73억원은 의원실이 1인당 최소 10만원을 받았다고 가정해 낸 추산이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지급대상자 선정은 지자체에서 평가 및 상품권 지급을 해 지급금액은 추산이 어렵다”고 했다.
정부가 정한 회차별 최저 지급액(소비쿠폰 1차 15만원, 소비쿠폰 2차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10만원)을 적용하면 최소 규모는 90억원을 넘는다.
이마저도 교정시설장이 수용자를 대신해 신청한 경우만 센 것이다. 가족이 대리 신청한 경우는 빠져 있어 실제 수령 인원과 지급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의 하루 평균 수용인원은 6만3680명이었다.
◆ 수용자는 왜 지급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나
두 지원금은 국내에 사는 국민이면 소득 기준만 따져 대상을 정했다. 수용자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빼는 규정은 없다.
정부는 지난해 소비쿠폰 1차를 지급계획 발표 전날인 6월18일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 모두에게 1인당 15만∼45만원 지급했다. 기본 15만원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은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40만원을 받았고 비수도권은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은 5만원이 더해졌다. 2차로는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원을 더 줬다.
행정안전부는 당시 교정시설 수용자도 ‘국내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해 1차 지급 대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3월30일 기준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했다. 일반 대상자는 사는 곳에 따라 10만∼25만원을, 기초생활수급자는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은 45만원을 받았고 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 거주자에게는 5만원이 더해졌다.
반면 외국인은 일부 예외를 빼고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됐고, 기준일에 해외에 머물던 국민은 귀국한 뒤 이의신청을 거쳐야 받을 수 있었다. 수용자에게는 이런 제한이 따로 없었다.
◆ 받은 상품권은 출소 때까지 못 쓴다
신청은 수용자가 신청서와 위임장을 내면 교정시설 직원이 시군구별로 대신 접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자체가 대상 여부를 확인한 뒤 온누리상품권을 사서 우편으로 보낸다.
일반 국민이 받은 카드 포인트나 지역사랑상품권은 주소지 관할 지역에서 정해진 기한까지만 쓸 수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 기한은 지난 8월31일이었다. 반면 올해 수용자 몫은 지역 제한이 없고 유효기간이 5년인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됐다. 지원금을 곧바로 쓸 수 없는 수용자의 처지를 감안한 방식이다.
이렇게 받은 상품권은 일반 영치금과 별도로 ‘특별보관품’으로 분류돼 관리된다. 수용자는 수감 기간에 지원금을 쓸 수 없다. 출소할 때 돌려받거나 가족·지인에게 넘길 수 있다.
지난해 소비쿠폰 때 교정당국 안내로는 배우자나 직계가족이 대리 신청하면 일반 국민처럼 신용·선불카드 등으로 받아 바로 쓸 수 있었다.
대리 접수 과정에서 교정시설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당시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교정시설에서 지급 대상자 명단을 1∼2명씩 수차례 나눠 보내는 경우가 많아 같은 업무를 반복해서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 제도 취지 맞나…지급 기준 검토 요구
윤 의원은 “교정시설에서 숙식이 제공되는 수용자에게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수용자의 소비 가능성과 가족들의 경제적 사정 등을 함께 고려해 지원금 지급 기준과 방식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용자 지급을 둘러싼 논란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때도 불거졌다. 소비 진작이 목적이던 소비쿠폰과 달리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서민층 부담을 덜려는 것인 만큼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수용자도 국민인 만큼 지급 기준에 들면 형평성 차원에서 대상에서 빼선 안 된다는 주장도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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