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 수비 실책·피안타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삼진 수확
7이닝 맹활약… PO MVP 올라
최형우·강민호 등 타선 힘 보태
3일 수원서 한국시리즈 1차전
“KT, 나와라!”
삼성이 대혈투 끝에 영호남 라이벌 KIA와의 ‘맹수 더비’에서 승리를 거두며 KT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5차전에서 선발 후라도의 쾌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KIA를 6-1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KIA를 물리친 삼성은 2024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정규리그 1,2위 간의 맞대결로 성사된 이번 한국시리즈는 하루 쉰 뒤 3일부터 KT의 홈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1차전을 시작한다.
패하면 올 시즌을 마감하는 ‘외나무다리’ 매치인 이날은 지난달 27일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 삼성 아리엘 후라도(파나마)와 KIA 애덤 올러(미국)가 다시 만났다. 2차전에서는 후라도가 6.2이닝 2실점으로 4.2이닝 5실점에 그친 올러에 한판승을 거둔 바 있다. 후라도는 “이번에도”, 올러는 “이번엔 달라”라는 심정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은 승부처로 올러 초반 공략을 꼽았다. 그는 “KIA 선발 올러를 빨리 무너뜨려야 한다. PO 2차전에서도 그랬다. 선취점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러는 올 시즌 ‘대구 징크스’라고 할 만큼 대구에서 유독 약했다. 정규리그에서 홈인 KIA챔피언스필드에서는 삼성을 상대로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69로 완벽에 가까웠지만, 대구에서는 1경기 1이닝 7피안타 8실점(8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대구에서 열린 지난 PO 2차전 성적까지 포함하면 올 시즌 대구 성적은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20.65였다.
올러의 대구 악몽은 이날도 계속됐다. 박 감독의 말대로 삼성 타선은 올러를 초반부터 난타하며 초반에 승기를 잡았다. 1회 2사 1,2루에서 1983년생 최고령 베테랑 최형우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따냈고, 2회엔 1사 후 강민호부터 이재현, 김지찬, 박승규까지 연속 4안타를 터뜨리며 석 점을 몰아쳤다. KIA 이범호 감독은 3회부터 마운드를 ‘대투수’ 양현종으로 교체하며 선발 맞대결 완패를 인정했다.
타선이 초반에 뽑아준 넉 점 덕분에 어깨가 가벼워진 후라도는 특유의 맞춰잡는 피칭으로 KIA 타선을 요리했다. 3회 1루수 디아즈의 수비 실책에 이어 2사 후 박재현에게 적시 3루타를 내주며 한 점을 내줬지만, 그게 이날 후라도의 마지막 실점이었다.
4회부터 매이닝 안타로 주자를 걸어내보냈지만, 연속 안타를 맞지는 않았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비롯해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 투심 등 패스트볼 ‘3종 세트’,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끌어내 빗맞은 타구로 범타를 유도해냈다.
4-1로 앞선 6회, 수비 실책과 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리며 최대 위기에 몰렸지만, 후라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선빈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자 삼성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닝을 마치겠다는 후라도의 의지는 확고했고, 한준수를 체인지업 4개만 던져 삼진으로 솎아낸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끝낸 후라도의 이날 경기 최종 성적표는 7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 2차전 6.2이닝 2실점을 합쳐 PO 2경기에서 13.2이닝, 2승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한 후라도는 기자단 투표 79표 중 47표를 얻어 득표율 59.5%로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경기 뒤 후라도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야수들의 수비 실책이 나와도 괜찮았다. 그저 다가가 ‘다시 땅볼을 유도할 테니 잡아달라’고 얘기했다. 팀 우승을 위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열심히 던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 박 감독은 5점차 리드 속에서도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8회 이승민의 무실점에 이어 9회에 원태인이 마운드에 올랐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삼성 선발진의 상징적인 존재지만,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 이탈로 이번 PO에서 마무리로 전향한 원태인은 김선빈과 11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한준수를 땅볼로 잡아낸 뒤 하주석과 김태군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고 포효했다.
경기 뒤 박 감독은 “시즌 시작 때 목표로 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관문을 뚫었다. 지금 분위기와 기세를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이번 PO 최고 수훈 선수는 후라도지만, 제가 생각하는 숨은 MVP는 5경기 모두 출전해 중간을 든든히 지켜준 좌완 이승민”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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