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넘어 전력화단계 진입 예고
한반도 유사시 전쟁무기로 활용 우려
4년 전 첫 시험 ‘화성포-11라’ 추정
사거리 110300㎞ 수도권 타격 가능
남한군 격납고 모형 등 파괴 공개
北 “4종 탄두 올해 중 부대별 선택”
탄두 바꾸기 가능… 실질 위협 부상
북한이 넓은 지형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하는 ‘강철비’를 내리는 집속탄두 무기의 위력 평가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한반도 유사시 실질적인 대남 전쟁무기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미사일총국은 지난달 31일 ‘전술탄도미사일 산포전투부(집속탄두)의 전투적용성 및 위력평가시험’을 실시했다. 시험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정식 대장이 지도했다. 미사일총국 산하 탄도미사일체계연구소와 전투부연구소는 “표준2형 산포전투부로 12∼13정보(약 11.9∼12.9㏊)의 표적 구역을 초강력 밀도로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주장대로 라면 표적 구역은 축구장 18개 정도에 달한다. 산포전투부란 하나의 대형 탄두나 폭탄 안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자탄을 탑재한 집속탄두를 의미한다. 상공에서 탄두가 분해되면 내부에 있던 자탄들이 넓은 지형을 일제히 공격해 지표면에 대한 파괴력을 극대화한다.
실제로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미사일 발사 장면과 공중에서 탄두가 터지며 자탄이 분산하는 장면이 담겼다. 한국군 항공기 격납고나 탄약고, 포병진지 등을 모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치형 지붕 구조물이 표적섬에서 파괴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미사일총국장은 “산포전투부를 특수용도와 표준형 4가지 부류로 구분한다”며 “올해 중으로 이 모든 전투부들을 작전의 목적과 제거 대상의 특성에 맞게 부대들이 선택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속탄두의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서서 일선 부대 수요에 맞게 전력화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다.
◆미사일 탄두 바꾸기로 실전능력 극대화
북한은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발사 장소, 시간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평안북도 정주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을 포착했다”며 “한·미는 긴밀한 정보 공유하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부터 관련 동향을 추적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2022년 첫 시험발사가 이뤄진 화성포-11라형으로 추정된다. 한국 국방백서에서는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으로 분류한다. 사거리는 110∼300㎞로서 휴전선 이북에서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다. 지표면을 광범위하게 타격하는 집속탄두는 인구 밀집지역과 더불어 수원·원주·성남 공군기지 등 면적이 넓은 군사시설 타격이 유용하다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한 가운데 집속탄을 탑재한 화성포-11라형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특정표적지역에 대한 고밀도 진압타격능력을 증대시키는 것은 군사행동실천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며 시험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북한이 이번 시험에 사용한 미사일과 화성포-11라형은 동체 지름이 일정하며 가늘고 긴 원통형을 지니고 있고, 탄두부는 길쭉하면서도 완만한 곡선을 지닌 원추형이다. 동체 끝에 크기가 작은 날개 4개가 있으며 노즐이 아래로 노출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트럭 뒤에 직사각형 모양의 컨테이너식 발사대를 설치한 것도 같다. 다만 탄두부는 북한이 과거에 공개했던 화성포-11라형과 이번에 쏜 미사일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탄두 중량·외형·크기는 일반 고폭탄과 집속탄이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포-11라형 미사일에 탑재할 탄두를 용도별로 다양하게 만들되 제작 기준과 규격 등을 표준화해서 일선의 수요에 맞는 탄두를 미사일에 신속하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는 북한군 단거리 탄도미사일 전력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으로서, 북한 탄도미사일 전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전 능력 효율화… 대남 위협 증대
최근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과 정밀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지난달 29일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에서 600㎜ 초대형 방사포를 ‘저격수’라고 호칭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성능이 입증된 타격 전력을 과시, 상시적인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정치적 차원에서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실천하고자 군사적 차원에서 구상·집행되는 체계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수년간 비무장지대(DMZ)에서 병력을 투입해 진행 중인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한·미의 접근을 거부하는 조치라면, 위력과 정밀도가 향상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반도 내 주요 전략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서 한반도 유사시 군사적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정은 체제 초기엔 미국을 겨냥해 장거리미사일과 핵 능력 강화에 주력했던 북한이 한국으로 눈길을 돌려 대남 실전 능력을 효율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향후에도 탄도미사일 정밀도와 위력 증대를 지속해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한국에 대한 위협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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