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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현장 점검, 실시간 이상 진단… 진화하는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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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승주 기자 joo4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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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 혁신

AI, 고장 발생 전 필요한 정비 조치
운영 최적화 솔루션 개발 효율 제고

사람 접근 어렵거나 반복 순찰 구간
4족 보행 로봇, 현장 점검 정보 전달

3차원 가상공간서 실제 발전소 구현
직관적인 상황 파악 가능 신속 대처

발전설비 이어 운영 SW까지 국산화
기술 자립도 제고… 타 사업소로 확대
인공지능(AI)이 가스터빈에 이상 징후가 있는지 실시간으로 진단한다. 4족 보행 로봇은 발전소 곳곳을 누비며 설비를 점검한다. 이렇게 수집된 열화상과 가스 감지 정보는 관제시스템으로 전달되고, 발전설비의 운전상태와 안전관리 정보는 실제 발전소를 재현한 3차원 가상공간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경기 김포시 김포열병합발전소에 AI와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발전소 운영체계’를 구축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발전소 운영은 운전원이 판단하고 현장 근무자가 직접 점검한 것에 상당히 의존해 왔다. 하지만 현재 서부발전은 AI와 로봇을 활용해 설비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반복적인 점검 업무를 자동화하는 등 발전소 운영의 효율과 안전을 강화했다. 특히 국산화를 통해 운전·관리 분야의 기술 자립도도 높이고 있다.

 

◆가스터빈에 AI 접목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된 국산 가스터빈에 AI 기반의 설비 진단 기술을 접목하고, 현장점검에선 4족 보행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발전설비의 고장 징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발전소에는 온도와 압력 등 설비의 운전상태를 확인하는 다양한 계측장치가 설치돼 있다. 기존에는 운전원이 각종 계측 정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이상 여부를 판단했지만, 지금은 AI가 방대한 운전정보를 분석해 특이점을 찾아낸다. 고장이 발생하기 전 AI가 이상 징후를 발견해 적절한 정비를 하도록 돕는 것이다. 발전설비는 사소한 문제도 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징후를 얼마나 신속하게 발견해 조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발전소의 효율적인 운영에도 AI가 활용된다. 서부발전은 한국전력 전력연구원과 함께 발전설비의 운전조건을 분석해 최적의 운전방법을 제시하는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AI가 축적된 운전정보를 분석해 효율적인 운전조건을 찾아내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부발전은 한전 전력연구원, 리벨리온, 모티프테크놀로지스, 포미트 등과 약 140만건의 발전운영·안전정보를 확보했다. 이후 국산 AI 반도체 8기와 거대언어모델(LLM), AI 에이전트 등을 활용한 발전소 자율운영 기술을 실증했다. 발전설비에 이어 운전·관리 소프트웨어까지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부발전은 4족 보행 자율점검 로봇도 배치했다. 로봇은 열화상 카메라와 초음파·가스 감지 장치 등을 활용해 설비의 온도 변화와 이상 소음,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수집한 정보를 관제시스템에 전달한다. 특히 작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구역이나 반복적인 순찰이 필요한 곳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로봇이 일상적인 점검을 맡으면 현장 근무자는 설비 정비와 안전사고 예방 등 전문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작업자가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확인해야 했던 정보를 로봇이 수집해 전달함으로써 점검 부담을 덜고 위험구역에 접근하는 횟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차원 가상공간 활용… 기술 국산화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는 실제 발전소를 3차원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 주요 설비와 구조물을 가상공간에 재현하고 실시간 운전정보와 설비도면, 정비·안전관리 정보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발전설비의 운전상태와 정비정보, 관련 도면 등을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이에 서부발전은 설비의 식별번호와 3차원 가상모형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운전원이 가상공간에서 설비를 선택하면 해당 설비의 위치와 구조, 운전정보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관리 체계는 현장 안전관리에도 활용된다. 발전소 폐쇄회로(CC)TV와 모바일 영상에 AI 분석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안전모 미착용이나 작업자 쓰러짐, 화재 등 위험상황을 감지해 관제화면과 문자메시지로 알리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로봇이 수집한 영상과 유해가스 점검 결과도 3차원 화면에 통합해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가상 모의실험 기능도 적용한다. 실제 발전설비의 운전조건을 변경하지 않고도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조건을 시험하고 최적의 운전값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설비고장을 예방하고 발전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검증한 AI·로봇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AI 분석 결과의 정확성과 로봇의 점검 신뢰성, 가상모형의 운영 효과 등을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서다. 서부발전은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국산 가스터빈 기반 복합발전 분야의 AI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설비 이상 예측과 원인 진단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기술 활용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발전설비의 운전 최적화와 고장 예방은 물론 근로자 안전 확보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반복적인 순찰과 위험구역 점검을 자동화해 작업자의 위험 노출을 줄이고 이상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발전은 관련 기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추가로 검증한 뒤 이를 신규 발전설비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국산 가스터빈과 지능형 운영기술을 함께 개발해 발전설비는 물론 운전·관리 분야의 기술 자립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구축한 가상모형 표준모델은 다른 사업소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발전설비 운영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확대하고 AI를 활용한 설비·안전관리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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