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계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에서도 잇따라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과거 금융기관과 정부 전산망을 공격하고 가상자산을 탈취했던 조직이 최근에는 AI로 가짜 신원을 만들고 공격 수단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의 대표적인 해킹 조직이다. 미국 재무부는 2019년 라자루스를 북한 정부의 통제를 받는 조직으로 지정하고 제재했다. 2007년 무렵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탈취와 사이버 첩보활동, 금융자산 절취, 전산망 파괴 등이 주요 활동이다.
라자루스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2014년 미국 영화사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이다. 북한 지도자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소니픽처스 내부 자료가 유출되고 컴퓨터 수천대가 파괴됐다. 2017년 세계 150여개국에서 30만대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사태도 라자루스의 대표 공격 사례다. 미국 정부는 두 사건을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공식 지목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탈취로 공격 영역을 넓혔다. 2022년에는 블록체인 게임 ‘액시 인피니티’ 관련 네트워크에서 6억2000만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15억달러 규모의 해킹을 북한 소행으로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공격 사례가 여러 차례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4년 법원 전산망에서 1014기가바이트(GB)의 자료가 유출된 사건을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2021년 이전부터 2년간 침투가 이뤄졌고 유출 자료에는 개인회생 관련 문서와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같은 해에는 2019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34만2000개를 탈취한 사건에 라자루스와 안다리엘이 관여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피해액은 580억원이다. 경찰은 북한 IP주소와 가상자산 이동 경로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공격 정황도 포착됐다. 글로벌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지난달 21일 라자루스의 ‘오퍼레이션 플래시홀’ 공격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국내 소프트웨어·건설·유선통신장비 분야 기업 최소 3곳이 공격 대상이 됐다. 공격에 사용된 가짜 이력서 사이트에서는 AI로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인물 사진이 발견됐고, 카스퍼스키는 AI로 유인용 웹사이트도 제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보안업체 엑스펠도 지난 4월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 챗GPT와 AI 코딩 도구 커서를 악용한 정황을 제시했다. 공격자가 AI로 악성코드 제작을 지원받은 흔적을 발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엑스펠은 해당 조직을 별도로 추적하고 있으며 라자루스와의 정확한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픈AI 역시 관련 계정의 챗GPT 사용은 제한적이었으며 새로운 공격 능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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