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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3명 중 1명 입는 옷, 이렇게 만든다… 베트남서 확인한 한세실업 스마트공장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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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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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손에 두개의 천이 들려졌다. 천을 들어 하나로 합친 뒤 선반 위 기계에 놓였다. 기계가 곡선을 따라 움직이더니 자동으로 봉제가 이뤄졌다. 제작하는 데 채 10초가 걸리지 않았다. 그저 기계에 맞춰서 천을 놓으면 그뿐이었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인 의류 제조업에서도 ‘기술’이 들어오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29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 가까이 이동해 도착한 한세실업 TG법인 공장. 띠엔장 성에 위치한 이 공장은 11만 평 규모로 총 5개 공장에서 의류를 생성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공원의 1.6개 되는 크기다. 약 축구장 1.5배 크기의 공장 한 곳에서 근무자 700∼800명이 근무한다. 연간 생산량은 4000∼5000만장 규모라고 공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 한세VN과 한세TN, 한세TG 등 주요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베트남 전체 생산기지의 연간 의류 생산량은 약 1억장, 매출은 약 4억2500만달러 규모다. 

 

의류 제조 과정에서도 스마트와 디지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은 도처에 있었다. 재단을 마친 원단이 무인운반로봇(AGV)에 실려 봉제공정으로 옮겨졌다. 작업자가 직접 원단을 운반하던 자리에 자동화 설비가 들어선 것이다. 봉제라인에서는 미리 제작한 후드와 주머니 등 의류 부속품이 행거에 걸린 채 이동했다. 작업자가 원단을 틀에 끼우고 페달을 밟자 자동봉제기가 정해진 형태에 맞춰 바느질을 마쳤다. 의류 제조 공정이다 보니 공장 내 먼지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곳곳에서 로봇청소기가 돌아다니면서 먼지를 처리하고 있었다. 

한세실업이 추진하는 제조혁신의 핵심은 생산공정 전반의 자동화다. 원단이 공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재단과 봉제, 검사, 포장,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데이터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원단이 입고되면 바코드로 수량과 재고를 관리한다. 재단공정에서는 자동재단기가 원단을 정해진 모양으로 자른다. 완성된 재단물에는 QR코드를 부착해 색상과 규격, 생산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수기로 확인하던 작업을 디지털 정보로 전환한 것이다.

 

자동화 수준은 공장별로 다르다. 이날 방문한 한세TG 7공장은 자동봉제기와 행거라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한세실업이 도입한 AGV는 재단공정에서 봉제공정으로 원단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초기에는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였지만, 이후 QR코드를 인식해 이동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공장 내부 지도를 입력하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방식까지 도입했다.

 

자동화 효과는 생산 인력과 작업량에서 확인된다. 한세실업에 따르면 기존 봉제라인에는 55~60명이 투입됐지만 자동화 이후에는 약 45명 수준으로 줄었다. 일부 작업에서는 기존 34장이던 처리 물량이 68장으로 두 배 증가했다. 자동화는 작업자의 신체적 부담도 줄이고 있다. 워크웨어 생산라인에서는 두꺼운 원단을 반복해서 들어 올리는 작업이 많다.이날 현장을 안내한 노재민 한세실업 베트남 TG법인 린팀 팀장은 “근로자들이 반복해서 이 작업을 하면 힘든 것이 명약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단을 작업대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리프트 장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재단공정에는 13개 작업대와 3대의 자동재단기가 투입된다. 무늬가 없는 단색 원단은 모두 자동재단기로 처리하고, 줄무늬나 패턴이 있는 원단은 수작업을 병행한다. 원단의 특성에 따라 자동화와 수작업을 구분하는 것이다. 완성된 의류는 세 차례 품질검사를 거친다. 봉제를 마친 직후 제품의 불량 여부를 확인하고, 다림질 이후 다시 검사한다. 마지막으로 바이어가 지정한 외부 검사원이 전체 생산 물량 가운데 10%를 검사한다.

 

출고 단계에서는 자체 개발한 무선주파수인식(RFID) 시스템이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한다. 포장된 의류 상자를 스캐너에 통과시키면 내부 제품의 수량과 크기, 색상 등이 주문정보와 일치하는지 자동으로 확인한다. 정보가 맞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린다. 한세실업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상용 RFID 장비의 가격은 약 3만달러지만, 회사가 자체 개발한 장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4200~4500달러에 구축했다고 했다.

지난 10월 29일 베트남 호치민 인근 한세실업 TG법인 공장에서 의류가 제작되고 있는 모습. 한세실업 제공
지난 10월 29일 베트남 호치민 인근 한세실업 TG법인 공장에서 의류가 제작되고 있는 모습. 한세실업 제공 

친환경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생산기지에는 4500㎾p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있다. 한세실업은 이를 통해 전력 사용량의 약 55%를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글로벌 바이어들의 친환경 생산 요구에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세실업이 자동화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베트남 현지 제조업의 인력 확보 문제도 있다. 공장 운영 관계자들은 현지 기업들이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어가 요구하는 생산비용에 맞추기 위해 인력 감축과 자동화 도입을 강화하는 면도 있다.  공장 견학을 마치고 한세실업 TG법인 내 방문센터를 찾으니 한세실업의 과거 광고들이 걸려져 있는 것이 재차 눈에 띄었다.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이 만들었다는 “미국인 3명 중 한 명은 한세실업 옷을 입는다”는 문구였다. 미국인 3명 중 한 명이 입는 옷이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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