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실수록 전체 사망과 암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맥주와 사과 발효주, 위스키·보드카 등 증류주는 음주량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연관성을 보였다.
와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망 위험과 연관됐지만, 연구팀은 와인 자체의 건강상 이점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음주량 많을수록 사망 위험 증가…중간 음주도 암 위험 높여
31일 국제학술지 ‘영양학 저널(Nutrition Journal)’ 최신호에 따르면 한국·중국·미국·유럽 공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0~70세 성인 34만924명을 대상으로 음주량과 주종에 따른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13.4년으로, 이 기간 2만2381명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암이 1만10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심혈관질환 4288명, 기타 원인 7030명이었다.
연구팀은 순수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참가자를 거의 마시지 않는 군, 저음주군, 중간 음주군, 고음주군으로 구분했다.
거의 마시지 않는 군은 남녀 모두 일주일에 순수 알코올 20g 이하를 섭취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고음주군은 남성 하루 40g 초과, 여성 하루 20g 초과로 분류했다. 알코올 도수 5%인 맥주로 환산하면 남성은 하루 약 1000mL, 여성은 약 500mL를 넘게 마시는 수준이다.
분석 결과 고음주군은 거의 마시지 않는 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24% 높았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14%, 암 사망 위험은 36% 각각 증가했다.
중간 음주군에서도 암 사망 위험이 11% 높게 나타났다. 중간 음주군은 남성 하루 순수 알코올 20g 초과~40g 이하, 여성 10g 초과~20g 이하를 섭취하는 집단이다.
과도한 음주에 해당하지 않는 수준에서도 음주량에 따라 암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 맥주·증류주는 사망 위험 높아…와인은 다른 양상
주종별 분석에서는 술의 종류에 따라서도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이 달랐다.
맥주와 사과 발효주(Cider)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해당 주종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51%,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47%, 암 사망 위험이 66% 높았다. 저음주군에서도 암 사망 위험이 7% 높게 나타났다.
위스키와 보드카 등 증류주는 적은 음주량부터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 저음주군은 거의 마시지 않는 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8%,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9%, 암 사망 위험이 7% 높았다. 중간 이상 음주군에서는 각각 62%, 51%, 55% 증가했다.
반면 와인은 상대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와인 저음주군은 거의 마시지 않는 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1%,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14%, 암 사망 위험이 8% 낮았다. 중간 음주군에서도 전체 사망 위험은 8%,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21% 낮게 나타났다. 고음주군에서는 암 사망 위험이 10% 증가했다.
연구팀은 와인에서 관찰된 상대적으로 낮은 사망 위험이 레드와인의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 등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다른 주종을 선호하는 사람보다 식생활의 질이나 생활 습관, 사회경제적 특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와인 자체가 사망 위험을 낮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두경부암 사망 위험 3배…식사 중 음주도 안전성 의미하지 않아
암 종류별 분석에서는 음주량이 많은 사람의 사망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다.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두경부암 사망 위험은 3.01배, 폐암 등을 포함한 호흡기계 암은 1.79배, 소화기계 암은 1.48배, 대장암은 1.45배 높았다.
연구팀은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는지에 따른 차이도 분석했다.
식사 중 음주하는 사람은 식사와 별개로 마시는 사람보다 전체 및 원인별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식사와 관계없이 술을 마시는 습관은 맥주·증류주의 중간 이상 음주와 와인 고음주에 따른 사망 위험 증가를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연구팀은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흡수 속도와 체내 노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사 중 음주가 건강에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관찰된 연관성만으로 음주 방식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과거 일부 연구에서 소량 음주가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나타난 배경에도 주목했다. 건강 문제로 술을 끊은 사람들이 비음주군에 포함되면서 음주의 보호 효과가 실제보다 크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편향을 줄여 분석한 결과, 전체 음주량을 기준으로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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