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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경영 시작한 김동선의 M&S…불안안 제무에도 테크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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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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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첫 시작은 고통스럽다. 한화그룹의 전신인 한국화약을 창업한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회장 또한 다르지 않았다. 6·25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인천의 조선화약공장을 인수한 김 창업회장에게 가장 큰 충격은 한화의 존폐를 흔들었던 이리역 폭발사고다. 호송원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였지만 김 창업회장은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시 한국화약의 총자산이나 다름없던 90억원을 사회에 내놓았다. 김 창업회장의 진정성 있는 뚝심에 한국화약은 신뢰를 회복했고 사고 후 불과 2년 만인 1978년 대한민국 10대 대기업 그룹에 진입하는 기적적인 성장을 이뤘다.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미래전략총괄 사장.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제공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미래전략총괄 사장.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제공

2026년, 홀로서기를 증명해야 하는 김 창업회장의 3세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미래전략 총괄 사장에게도 한화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시작은 여전히 치열하다. 그는 형들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큰 형인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방산·조선·해양, 우주항공, 에너지(태양광) 등 한화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둘째 형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은 일찌감치 그룹의 금융사업을 떠안았다. 김동원 부회장 몫으로 점쳐지는 한화생명의 자산규모는 약 126조원으로 한화그룹 총 공정자산인 약 149조6050억원의 84%에 달한다. 김 총괄 사장의 M&S가 사실상 한화그룹 3세의 첫 독립경영 도전으로 조명받는 이유다.

 

김 총괄 사장의 한화 M&S는 로봇과 반도체 장비 등의 테크와 백화점, 호텔, 급식(아워홈) 등의 라이프를 묶은 중간 지주사다. 시작은 화려해 보였다. 아워홈 지분 인수와 신세계푸드 급식 사업 인수, 부동산 매입 등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으며 자산 11조원 규모의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동시다발적 M&A는 양날의 검이 되었다. 핵심 계열사들의 차입금이 급증하고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자본 시장에서는 “조급한 홀로서기가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냉혹한 평가가 흘러나왔다. 내년부터 시작될 압구정 명품관의 9000억원 규모 재건축 투자비 역시 그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다. 김 사장이 짊어져야 할 무게와 M&S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유통분야서 재무부담은 개선과제로◆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5월 약 8700억원에 아워홈을 인수하며 푸드테크 중심의 대형 시너지를 청사진으로 제시했지만 단기 재무 성적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화갤러리아의 수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아워홈이 540억원 규모로 인수하면서 계열사 간 부채를 떠넘긴 것 아니냐는 논란도 터졌다. 아워홈의 전 경영진인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은 이를 두고 공개 저격에 나서기도 했다. 아워홈은 인수 이후 차입금이 급증 2590억원에서 4344억원으로 급증했다.

 

갤러리아 압구정 명품관에 들어가는 약 9000억원대 재건축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사다. 최근 40년이 넘은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서관(WEST)의 건축허가가 승인되면서, 갤러리아는 영업면적을 2배 이상(연면적 8.8만㎡) 늘리는 대규모 재건축에 돌입한다. 하지만 사업비만 최소 9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추산돼 갤러리아 자체의 현금창출력 대비 투자비가 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갤러리아는 3년간 약 2696억원을 벌어들이는 동안, 부동산 및 신사업 투자활동으로 3884억원이 빠져나갔다. 2분기 말 기준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571억원 수준이지만 단기차입금은 2286억원에 달해, 보유 현금보다 단기 부채가 4배 이상 많아 유동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처럼 갤러리아의 현금성 자선이 줄어든 데는 부동산이 있다. 갤러리아는 그간 부동산 매입에만 6500억원을 투입했다. 자산개발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서교동 부지(921억 원)를 비롯해 순화동 토지·건물(2135억원), 신사동 및 더피크 도산 부지(2367억원) 등 서울 핵심지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이에 김 사장은 파이브가이즈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도 나섰다. 현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에쿼티파트너스(H&Q)와 매각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2024년 33억원에서 지난해 10억원대로 70%가까이 급감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

2022년 11월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미래전략총괄 사장(오른쪽부터부터)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2022년 11월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M&S) 미래전략총괄 사장(오른쪽부터부터)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앞으로 기대되는 김동선호의 테크분야◆

 

오히려 평가가 나뉘는 유통분야와 달리 미래사업으로 점찍었던 테크분야는 김 총괄 사장의 독립경영 이후 훈풍이 불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비전은 매출액 5734억원에 영업이익 1026억원으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본더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화세미텍, 로봇·자동화를 담당하는 한화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의 HBM용 TC본더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통과하며 공식 공급망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총 805억원 규모의 TC본더 수주를 확보한 데 이어, 차세대 6세대 HBM(HBM4)용 TC본더 추가 발주 및 납품도 조율 중이다. 한화세미텍의 3분기 매출은 1698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했다. 눈여겨 볼점은 전체 매출 중 반도체 장비 매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한화세미텍의 3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은 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2% 폭증했다. 그동안 표면실장기술(SMT) 장비에만 치우쳐 있던 포트폴리오를 HBM TC본더와 패널레벨패키징(PLP) 장비 중심의첨단 후공정으로 확장해 체질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한화로보틱스 또한 초경량·초소형 용접로봇(HCR-5W), 고가반하중 협동로봇(HCR-32) 등 기술 중심의 신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한화오션 등 그룹사 내부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298억 27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협동로봇 시장 정체와 초기 연구개발(R&D) 비용 투입으로 인해 원가율이 높은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손실이 큰 문제는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유통분야의 재무를 개선하고, 테크분야의 성과를 통해 미래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지가 김 총괄  사장의 독립경영 1년차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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