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11월15일까지 대모산·구룡산 특별단속
가을 산행길에 떨어진 도토리나 밤을 무심코 주머니에 넣었다가는 뜻밖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공원이나 남의 산에서 난 열매는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서 주웠느냐에 따라 과태료로 끝나기도 하고 징역형이 걸린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27일 관련 법령 등에 따르면 도시공원에서 나무나 꽃, 열매 등을 함부로 훼손하거나 채취하는 행위는 공원녹지법상 제재 대상이다. 공원녹지법은 도시공원에서 금지행위를 한 사람에게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행령은 식물의 꽃과 열매를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따로 정하고 과태료를 5만원으로 정했다.
◆ 국립공원·남의 산에선 벌금·징역까지
국립공원 같은 자연공원에서는 처벌이 무거워진다. 자연공원법은 공원구역에서 야생식물을 채취하려면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허가 없이 채취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산에 떨어진 열매라고 해서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산림 소유자의 허락 없이 임산물을 가져가면 산림자원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법은 이를 남의 산물을 훔치는 ‘절취’로 본다. 산림자원법은 산림에서 그 산물을 절취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미수범도 처벌한다.
밤에 가져가거나 차량으로 실어 나르면 처벌은 더 무겁다. 같은 조항은 야간에 절취한 경우, 장물을 운반하려고 차량을 쓴 경우, 상습으로 절취한 경우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 적발된 열매는 다시 산으로
실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본격적인 도토리·밤 수확철을 맞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11월15일까지 대모산과 구룡산 등 관내 산림에서 도토리·밤 등의 무단 채취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무원 6명과 기간제근로자 14명 등 20여명이 산림을 순찰하며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열매를 채취하는 행위를 단속한다.
적발된 열매는 전량 회수한 뒤 다시 산에 뿌려 야생동물이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위반자의 인적사항과 현장 사진 등 증거자료도 확보해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한다.
무단 채취를 위해 등산로를 벗어나면서 생긴 샛길 가운데 훼손이 심한 곳은 나무를 심거나 울타리·안내문을 설치해 복원할 계획이다. 폐쇄한 샛길에는 가지와 낙엽을 덮어 식생이 자연스럽게 되살아나도록 하고, 앞으로 나무를 심을 때는 잣나무와 참나무류처럼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는 수종을 우선 반영하기로 했다.
◆ 다람쥐의 겨울 양식이 줄어든다
지자체가 도토리와 밤까지 단속하는 데는 산림 생태계 보호라는 이유도 있다.
사람에게는 산행 중 쉽게 발견하는 열매지만 다람쥐 등 야생동물에게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중요한 먹이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열매를 가져가면 야생동물이 이용할 먹이원이 줄어든다. 강남구는 먹이가 부족해진 야생동물이 도심으로 내려와 로드킬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매를 줍기 위해 정규 등산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산림이 훼손되고 야생동물의 번식처와 은신처가 흐트러지는 문제도 생긴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산에서 만나는 도토리와 밤은 야생동물이 겨울을 나는 데 꼭 필요한 먹이”라고 말했다.
◆ 국립공원은 11월 말까지 집중 관리
한편 국립공원과 국유림에서도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11월30일까지 전국 국립공원에 현장관리인력을 투입해 샛길 출입, 무단 취사·야영, 흡연 등과 함께 임산물 등 자연자원의 무단 채취를 집중 관리한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공원 탐방객 4331만명 가운데 약 24%인 1021만명이 10, 11월에 몰렸다.
산림청 북부지방산림청도 오는 31일까지 가을철 산림 내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벌인다. 산림특별사법경찰 18명과 산림보호지원단 17명으로 꾸린 ‘산림사범수사대’가 버섯·잣 등 임산물 불법 채취를 살피고, 산림드론으로 단속 사각지대를 줄인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 올라오는 임산물 채취 영상과 단체 채취 산행 모집 글도 상시 모니터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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