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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도 친구 먹이는 덜 빼앗는다…우정이 이기심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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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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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지 않은 동료 먹이 빼앗은 비율 70%…친구일 땐 61%로 낮아져
연구진 “상대에 대한 사회적 기대 확인”…인간의 공정성·도덕관념 기원 단서
스페인 동물원에서 침팬치들이 생일 케이크를 반기는 모습. EPA=연합뉴스
스페인 동물원에서 침팬치들이 생일 케이크를 반기는 모습. EPA=연합뉴스

침팬지도 친한 친구의 먹이를 빼앗는 행동을 상대적으로 자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구와 친하지 않은 동료를 대하는 행동에 차이가 나타나면서 영장류의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우정이나 공정성 개념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우간다 응감바섬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침팬지 사이의 친밀도가 이기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연구진은 먼저 약 800시간 분량의 영상을 분석해 침팬지들 사이의 친밀도를 파악했다. 이후 침팬지 두 마리를 짝지어 서로 맞닿은 방에 한 마리씩 들여보냈다.

 

한쪽 방에는 파인애플 조각이 담긴 금속 쟁반을 놓고, 다른 방에는 쟁반에 연결된 줄을 설치했다. 줄이 있는 방의 침팬지가 줄을 잡아당기면 옆방 침팬지 앞에 놓인 파인애플을 자기 쪽으로 끌어와 빼앗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침팬지들은 친하지 않은 동료의 먹이를 70%의 비율로 빼앗았지만, 친구의 먹이를 빼앗은 비율은 61%로 낮았다. 상대와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지에 따라 행동에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요요라는 이름의 암컷 침팬지는 절친한 친구 파사의 먹이를 빼앗을 기회가 주어지자 아예 실험 참여를 거부하기도 했다.

 

먹이를 빼앗긴 침팬지의 반응에서도 관계에 따른 차이가 관찰됐다. 친구에게 먹이를 빼앗긴 침팬지들은 주먹으로 땅을 치거나 큰 소리를 지르고, 불안한 듯 몸을 긁는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실험에서는 친구가 같은 행동을 반복해도 상대적으로 이를 더 쉽게 받아들였다. 반면 친하지 않은 동료에게 먹이를 빼앗겼을 때는 실험 내내 비슷한 수준의 분노 반응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오데드 리토프 UC버클리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침팬지가 친구에게서 먹이를 덜 훔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침팬지도 인간처럼 서로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대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공정성과 다양한 도덕관념으로 발전한 기초적인 요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침팬지나 보노보 등 영장류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온 주제다.

 

동물에게 인간의 감정이나 가치관을 투영하는 의인화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영장류가 친밀한 상대에게 더 큰 신뢰와 지지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축적돼 왔다.

 

실제로 친한 침팬지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손을 잡고 잠을 자며, 싸움이 벌어졌을 때 서로를 보호하거나 상대가 슬픔에 빠졌을 때 위로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친한 상대가 다른 침팬지의 털을 골라주는 모습을 보고 질투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거나 두 침팬지의 관계를 방해하는 행동도 관찰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침팬지의 사회적 관계가 먹이를 둘러싼 행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의 해석대로 이러한 사회적 기대가 인간의 공정성이나 도덕관념과 어떤 진화적 연관성을 갖는지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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