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남정훈 기자]“원태인? 상황이 됐다면 비밀 카드로 쓰려했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5전3승제) 1차전. 경기를 1시간 30분여를 앞두고 양팀의 미출전 선수가 발표됐다. 삼성의 미출전 선수는 2차전 선발이 유력한 후라도와 4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최원태였다. ‘외인 원투펀치’ 페덱-후라도에 이어 3선발로서 3차전 선발이 예상됐던 원태인의 이름이 없었다.
원태인의 이름이 없는 것을 두고 취재진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미출전 선수를 2명만 넣을 수 있으니 원태인의 이름을 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더 우세했지만, ‘혹시라도 원태인을 경기 후반에 불펜으로 쓰려는 게 아닐까’라는 소수파도 있었다.
1차전을 삼성이 1-5로 완패한 뒤 이어진 ‘패장 인터뷰’에서 진실이 드러났다.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1차전 미출전 선수 명단에 원태인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상황이 되면 비밀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삼성은 현재 뒷문이 헐거워진 상태다. 정규시즌 막판 광배근 부상을 호소했던 마무리 김재윤이 결국 오른쪽 전거근 근육 및 근막 손상으로 인해 2주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재윤은 올 시즌 64경기에서 7승5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1위에 올랐다. 원정에서 25경기 5승14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반면 대구 홈에선 39경기 2승5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5.65로 부진하긴 했지만, 어쨌든 삼성 불펜에 김재윤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다. 김재윤이 9회를 지켜준다는 전제 하에 불펜진 운영 밑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태인 1차전 깜짝 불펜 활용 방안은 김재윤의 부재로 헐거워진 불펜진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태인을 활용할 일은 애시당초 생기지 않았다. 선발 페덱이 1회부터 두 점을 내주며 경기를 시작했고, 3회 카스트로에게 투런포를 얻어맞고 0-4까지 벌어졌기 때문. 결국 페덱은 4.2이닝 5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5회도 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나야했다. 오랜 기간 실전을 치르지 못한 타선도 자체 청백전으로 감각을 유지하려 했지만, 이날 KIA 마운드에 안타는 단 2개만 뺏어내는 최악의 빈공에 허덕였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 불펜 활용 카드를 아직 접지 않았다. 그는 “내일 또 상황이 되면 원태인 등판을 고려할 수도 있다. 2차전에서도 던지지 않는다면 원태인은 3차전 선발로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1차전을 내준 삼성은 분위기를 뺏겼다. 2차전에서 승리로 반전을 가져오지 못하면 LG처럼 스윕패도 피할 수 없다. 과연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을 활용하는 고육지책까지 동원해 2차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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