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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주하는 순간 창작 에너지는 고갈” [S스토리-수출 넘어 제작 주도… 판 키우는 K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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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제작자’ 신춘수 프로듀서

줄리 테이머와 엘리엇 골덴탈이 ‘위대한 망상’ 제작을 먼저 제안했을 때 프로듀서로서 깊은 자부심과 큰 책임감을 느꼈다. 수개월간 이들과 만나 예술적 비전과 무대를 향한 철학을 나눴다. 인간 내면의 욕망과 환상을 다루는 이 작품에서 내가 본 가치는 전통적인 장르의 문법을 뛰어넘는 도전이었다.

‘위대한 개츠비’로 브로드웨이에서 상업적 성과를 거둔 지금 나는 오히려 실험적인 예술가들이 모이는 뉴욕 BAM에서 신작을 선보이려 한다. 프로듀서가 안주하는 순간 창작의 에너지는 고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성공에 기대지 않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대를 선사하는 것. 내가 앞으로도 계속 치고 싶은 가장 멋진 ‘사고’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프로듀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프로듀서

‘위대한 개츠비’ 이후 영미권에서 나와 오디컴퍼니를 바라보는 ‘신뢰의 무게’도 달라졌다. 아시아에서 온 프로듀서로서 매번 역량을 증명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해외 창작진과 투자자, 극장주들이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한국 창작진과 개발한 ‘워더링 하이츠’는 서울에서 세계 초연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고전 ‘폭풍의 언덕’을 우리 창작자들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해석하고 싶었다. 한국 관객과 치밀하게 호흡하며 완성도를 높인 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무대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런 도전이 한국 뮤지컬 전체의 지속적인 해외 진출로 이어지려면 현지에 작품을 올리는 것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 된다. 리딩과 워크숍, 트라이아웃을 거치며 냉정하게 다듬고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지 트라이아웃 지원 기반과 프로듀서 중심 제작을 위한 전용 펀드, 창작자와 기술 스태프의 글로벌 역량도 뒷받침돼야 한다. 좋은 작품 하나가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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