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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희생’ 소방영웅 대하는 우리의 자세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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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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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다양한 추모 방식들

2001년 홍제동 순직 6명 기려
서울 첫 소방관 명예도로 지정
현직 소방관·유족 등 함께 러닝
2026년 ‘메모리얼런’ 2300명 동참

경기 추모행사 규모 축소 아쉬워
李대통령 “소방관 생명 책임”
헌신한 만큼 안전 확충 중요

지난 25일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 3번 출구 앞에서 마주한 ‘소방영웅길’ 안내판에는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희생과 처우 개선 과정이 담겨 있었다. 홍제동 주택 화재 참사 현장 인근인 이곳에서 고은초등학교 앞까지 약 400m 구간은 순직 소방관 6명을 기리기 위해 2024년 지정된 명예도로다. 명예도로 지정이나 달리기 행사 등 순직 소방관을 기억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의미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고 추모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지는 과제로 남는다.

◆시민 일상에 들어온 ‘소방영웅길’

2001년 3월4일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박동규·김철홍·박상옥·김기석·장석찬·박준우 소방관은 시민 7명을 구조한 뒤 건물 안에 사람이 더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진입했다가 건물 붕괴로 순직했다. 서대문구는 23주기인 2024년 3월4일 홍제역 3번 출구부터 고은초등학교 앞까지를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안내판을 설치하고 지하식 소화전 6개의 맨홀 덮개에 소방영웅길 표시를 넣어 소방관 희생을 기리는 서울시의 첫 명예도로가 됐다.

지정 1주년인 2025년 3월에는 ‘여섯 소방 영웅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일대에 내걸렸다. 한 누리꾼은 당시 블로그에 “희생의 의미를 깊게 되새길 수 있다”고 적었다. 도로명과 현수막뿐 아니라 참사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판 등이 순직 소방관들의 희생을 기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소방영웅길이 지정된 지 2년여가 지났어도 이곳의 의미가 시민들에게 모두 알려졌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안내판으로 소방영웅길 취지를 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일부는 ‘최근에 만들어졌느냐’며 되물었다. 일상에서 소방관의 역할과 희생을 되새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려면 그 의미를 지속적으로 알릴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달리기와 편지… 그들을 기억하다

충남 천안의 소방충혼탑과 국립대전현충원의 소방공무원 묘역은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대표적인 추모 공간이다. 최근 LG유플러스와 소방청의 ‘U+119 메모리얼런’에는 시민과 현직 소방관, 순직 소방관 유가족, 주요 관계자 등 2300여명이 참여했다. 이처럼 추모 공간 조성이나 행사로 소방관 희생을 기억하는 방식은 곳곳에서 이어진다.

온라인에서도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글이 눈에 띈다. 소방청 홈페이지 순직소방관추모관의 ‘하늘로 쓰는 편지’에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선배 소방관님을 잊지 않겠다”는 글이 최근 올라왔다. 충남 지역 어린이집 이름의 다른 편지에는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으면 좋겠어요”라는 위로가 담겼다.

캐나다는 매년 9월 소방관 국가 추모일에 정부 건물 국기를 조기로 게양하고, 호주와 뉴질랜드도 추모식으로 순직 소방·응급서비스 인력을 기억한다. 나라와 방식은 달라도 공동체 안전을 지켜온 이들의 희생을 기린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추모 행사가 예산 문제로 축소되는 현실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해 경기도가 도비 1억원을 투입해 추모 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를 열었지만 올해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예산이 삭감되며 소방재난본부 자체 예산 약 750만원을 투입해 축소된 규모로 행사가 치러졌다.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은 추모행사가 현직 소방관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준다며 행사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리는 것 넘어… 소방관 안전 지키려면

순직 소방관을 영웅으로 기리는 데서 나아가 현직 소방관의 안전한 근무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화재 진압 과정에서 다친 소방대원의 병원 이송 기사를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국가가 소방관들의 생명과 안전도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소방대원의 안전을 고려한 현장 매뉴얼 개선과 소방로봇·다목적 드론 등 안전장비 확충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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