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추격 등 맞서 증설 급선무
차입·펀딩 등 대체 시나리오 검토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기업공개(IPO)를 중단하면서, 미국 내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생산 시설을 증설하려던 SK하이닉스의 계획이 꼬였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투입해 생산 시설을 확보할 예정이었는데 자금 조달 자체가 막힌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플랜B’를 마련해서라도 자금을 확보, 시설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고객사인 거대기술기업(빅테크)들의 메모리 공급 확대 압박이 커지고, 중국 양쯔메모리(YMTC)와 미국 마이크론, 샌디스크 일본 키옥시아 등 경쟁사들이 SK하이닉스를 맹추격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기업공개 중단 이후 시설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찾고 있다. 자체 자금 투입, 회사채 발행, 금융권 차입, 펀딩을 통한 외부 투자자 유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확정된 사안은 없다. 고려 중인 방안마다 위험 요소가 적지 않아 회사는 신중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나 솔리다임 자체 자금을 사용하려 해도 곳간 사정상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산단과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 등 투자할 곳이 적잖다. 솔리다임은 올해 들어서야 흑자를 기록해 막대한 시설투자비를 감당할 수 없다. 외부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높은 금리가 부담스럽다.
사실상 기업공개가 가장 좋은 선택지이나 중복 상장 논란에 따른 국내 투자자 여론 악화, 낸드 플래시 투자 시장 침체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계획이 꼬인 상태에서도 SK하이닉스가 어떻게든 자금을 확보하려 애쓰는 건 시설을 증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 기업들은 메모리 공급을 늘리도록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메모리 공급이 여의치 않으면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 업체들이 메모리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는 동안 YMTC를 포함한 경쟁사들이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특히 YMTC의 경우 올해 3분기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리며 2위인 SK하이닉스를 압박하고 있다.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고, 점유율을 지키려면 생산 시설을 늘려야 한다. 반도체 업종의 막대한 시설투자비와 공사비를 감당하기 위해 넉넉한 실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솔리다임 상장을 철회했다고 해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며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려면 시설 증설이 필수라 SK하이닉스의 자금 조달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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