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임대용 등 포함시 더 확대
하위 20% 자가 보유 역대 최저
상위 20%는 83%가 주택 보유
전체 자산 격차는 69배로 커져
서울 집값 급등에 양극화 심화
자산 하위 20%와 상위 20% 가구가 보유하면서 거주하는 주택의 평균 가격 격차가 300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격차가 최대치로 벌어진 것이다. 상·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있지만, 서울의 주택가격 급등으로 자산 격차가 커지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산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거주 중인 자가의 주택 평균 가격은 239만원으로 나타났다. 1분위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9.1% 하락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위에서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이 하락한 것은 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처의 통계는 실제 보유하거나 거주 중인 주택의 평균 가격을 집계한 것으로, 주택을 보유하지 않거나 세를 사는 경우 0원으로 집계한다. 보유하고 있으면서 비거주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경우 실제 거주 중인 주택의 가격만 포함된다.
실제 자산 하위 20%에서 거주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6.6%에 그쳤다. 전년 대비 0.8%포인트 감소하며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자산 상위 20%(5분위)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6억9341만원으로 전년 대비 7.7% 상승했다. 2017년 이후로 보면 2022년(7억4635만원) 이후 두 번째로 높다. 5분위에서 거주 주택을 보유한 경우는 82.5%에 달했다.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했으나, 거주 주택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균 가격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 5분위 가구에서 보유한 거주 주택가격의 중앙값은 7억2000만원으로 2.9% 올랐다.
반면 자산 1분위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하락하면서 1분위와 5분위의 자산 격차는 290.1배로 벌어졌다. 2017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자산 1·5분위 거주 주택가격 배율은 2017년 145.5배에 머물렀으나, 2019년 164.2배로 뛰더니 2022년에는 245.5배까지 벌어졌다. 이후 2023년 215.1배로 격차가 줄었으나, 지난해 290.1배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5분위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이 2017년(3억8402만원) 대비 180% 수준으로 크게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1분위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이 2017년(264만원) 대비 10%가량 떨어진 점도 주효했다.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의 격차는 자산 격차 확대로 이어졌다. 거주 주택을 포함한 1분위의 자산은 2588만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5분위의 자산은 17억7615만원으로 7.5% 증가했다. 자산을 기준으로 1분위 대비 5분위의 자산은 68.6배로, 직전 최대치인 2022년의 64.0배를 뛰어넘었다.
1·5분위의 자산 격차는 소득 격차보다 컸다. 지난해 소득 1분위 대비 소득 5분위의 경상소득 격차는 11.2배, 처분가능소득 격차는 9.8배로 나타났다. 10배 안팎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7∼2019년에 비하면 그 격차는 조금씩 좁혀졌다.
반면 자산 격차와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의 격차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었다. KB부동산 통계에선 이달 서울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13억2167만원을 기록했고, 평균 매매가격은 16억3546만원에 달했다. 데이터처의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다주택자의 투자·임대용 주택가격까지 합산할 경우 실제 1·5분위의 자산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작성한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우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세대 간 자산 격차 확대 영향이 더욱 크게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유세 개편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별 차등을 줄이고 자산 가액 기준으로 과세하는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면서도 “주택가격과 자산 격차는 다른 자산 관련 세제뿐 아니라 거시금융환경, 가계 자산 배분, 주거복지와 주택공급 등 관련 정책을 연계해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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