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민연금 월 52만4550원 넘으면 최대 절반까지 감액
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이 깎인 노인이 지난해 84만2000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명 중 8명은 국민연금을 월 100만원 이하로 받는 수급자였다.
앞선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연계 감액 대상자는 2021년 38만9000명에서 지난해 84만2000명으로 116.5% 늘었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동시 수급자가 265만명에서 372만8000명으로 40.7% 늘어난 것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에 동시 수급자 가운데 감액 대상 비율도 2021년 14.7%에서 2022년 16.6%, 2023년 18.6%, 2024년 20.5%로 해마다 올라 지난해 22.6%가 됐다.
깎인 금액도 불었다. 연계 감액 총액은 2021년 3001억원에서 지난해 8925억원으로 약 3배가 됐다. 2021년부터 5년 동안 깎인 금액을 합하면 무려 2조8293억원에 달한다.
연계 감액은 2014년 기초연금을 도입할 때 연금 수혜의 형평성을 맞춘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성실하게 보험료를 낸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본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 국민연금 월 50만원대도 ‘감액’
감액 대상자 대부분은 국민연금을 넉넉히 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난해 감액 대상자 84만2000명 가운데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100만원 이하인 사람이 67만8000명으로 80.5%를 차지했다. 70만원 이하도 39만명으로 전체의 46.3%였다.
구간별로는 50만원 초과∼60만원 이하가 20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평균 3만4000원이 깎였다. 이어 60만원 초과∼70만원 이하 18만4000명(평균 8만원), 70만원 초과∼80만원 이하 12만8000명(10만3000원), 80만원 초과∼90만원 이하 9만2000명(12만원), 9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6만8000명(13만4000원) 순이었다.
100만원을 넘는 구간은 모두 16만4000명이었다. 평균 감액액은 100만원 초과∼110만원 이하 14만4000원에서 150만원 초과 17만원까지 커졌다.
지난해 감액 대상자의 월평균 감액액은 9만6000원이었다. 이들이 감액 뒤 실제로 받은 기초연금은 평균 21만4000원으로, 감액받지 않은 사람을 포함한 동시 수급자 평균 28만7000원보다 매달 7만원 넘게 적었다.
◆ 얼마부터, 얼마나 깎이나
기초연금법은 국민연금 급여액(부양가족연금 제외)이 기준연금액의 150% 이하이면 기초연금을 기준연금액 그대로 주도록 한다. 올해 기준연금액은 월 34만9700원이어서 국민연금을 월 52만4550원 이하로 받으면 깎이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선은 51만4000원이었다.
이 선을 넘으면 국민연금 가운데 ‘소득재분배급여(A급여)’로 기초연금을 다시 계산한다. 기준연금액에서 A급여의 3분의 2를 뺀 뒤 기준연금액의 절반인 부가연금액을 더하는 방식이다. A급여는 국민연금 가운데 기초연금 성격을 띤 몫으로, 가입기간이 길수록, 일찍 가입할수록 커진다.
다만 A급여의 3분의 2가 기준연금액보다 커도 부가연금액은 남는다. 그래서 깎이는 폭은 기준연금액의 절반까지로, 올해 기준 최대 월 17만4850원이다. 기준선을 갓 넘은 150% 초과∼200% 이하 구간은 ‘기준연금액의 250%에서 국민연금 급여액을 뺀 금액’ 산식도 함께 따져 A급여 산식보다 적게 받지 않도록 했다.
국민연금이 50만원대인 구간의 평균 감액이 3만4000원에 그치고, 수령액이 많을수록 감액이 최대치에 가까운 17만원 안팎까지 커지는 것도 이런 산식 때문이다.
◆ 오래 부은 세대가 기준선을 넘는다
감액 대상이 동시 수급자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난 데는 국민연금을 오래 부은 세대가 본격적으로 연금을 받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통계에 따르면 가입기간 20년 이상 노령연금 수급자는 2021년 74만8853명에서 지난해 136만1486명으로 1.8배가 됐다.
반면 감액 기준선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는 기준연금액을 따라 움직인다. 2021년 기준연금액은 30만원으로 기준선이 45만원이었고, 지난해 기준선 51만4000원은 그보다 14%가량 높다.
가입기간이 길어져 국민연금이 커지는 속도를 물가에 묶인 기준선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월 50만∼60만원대의 많지 않은 국민연금도 감액 구간에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 폐지 법안은 2년째 상임위에
남 의원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어르신 가운데 연계 감액 대상 비율이 4년 사이 14.7%에서 22.6%로 높아졌다”며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100만원 이하인 감액 대상자가 67만8000명에 달하는 만큼, 연계 감액이 어르신의 실제 노후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감액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 8월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수급액이 늘수록 기초연금이 감소하는 구조는 보험료 납부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소득 일부가 기초연금 감액으로 상쇄되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계 감액을 없애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이미 2024년 10월 국회에 나왔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10월 8일)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안(10월 22일)이다. 두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소위원회로 넘어간 뒤 처리되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달 1일 내놓은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은 소득 구간별 차등 지급과 저소득 부부 감액 완화, 직역연금 수급자 지급이 골자다. 감액 손질이 부부 감액에 맞춰진 사이 연계 감액 대상은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한편 기초연금액 산정과 감액 문의는 국민연금공단(국번 없이 1355)과 보건복지상담센터(129)에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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