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17주년을 맞은 26일 서울 곳곳에서 안 의사의 독립 정신과 동양평화 사상을 되새기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는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7주년 기념식’이 열렸고, 오후에는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안 의사의 환수 유묵을 공개하는 특별전 개막행사가 열렸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정세균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 이종찬 광복회장, 독립유공자 유족과 숭모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안중근의사기념관 개관 당시인 1970년 봉정된 영정 이후 56년 만에 새롭게 제작된 안 의사의 영정이 처음 공개됐다. 조덕현 화백이 제작한 새 영정은 한복을 입은 안 의사의 모습을 통해 조국 독립과 동양평화를 향한 의지를 담았다. 참석자들은 약전 봉독과 ‘의거의 이유’ 낭독, 기념공연과 만세삼창 등을 통해 안 의사의 뜻을 기렸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의 핵심 인물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후 뤼순감옥에서 재판을 받으면서도 일본의 침략을 비판하고 조국의 완전한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주장하다 이듬해 3월26일 순국했다. 정부는 안 의사의 공적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특별전 ‘독대(獨對): 안중근이 남긴 여덟 글자’ 개막행사가 열렸다. 전시의 중심에는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돼 11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안 의사의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가 자리했다. ‘만국공법, 즉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으로, 안 의사가 순국을 앞둔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남긴 글씨다. 강대국의 힘에 좌우돼 약소국의 주권을 지켜주지 못했던 당시 국제질서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유묵 왼쪽 아래에는 안 의사의 단지한 왼손 손도장이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뒷면에는 당시 뤼순감옥 형무소장이었던 구리하라 사다키치가 유묵을 받게 된 경위도 기록돼 있다. 전시장은 뤼순감옥의 어두운 복도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지나 유묵 한 점과 마주하도록 구성해 관람객들이 안 의사의 신념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27일부터 12월27일까지 이어진다.
117년 전 하얼빈에서 울린 총성과 순국을 앞두고 남긴 여덟 글자. 이날 두 행사는 안 의사의 독립을 향한 결단과 그가 끝까지 꿈꿨던 평화의 의미를 오늘의 시대에 다시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YS의 두 ‘아픈 손가락’](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26/128/20261026519252.jpg
)
![[김기동칼럼] ‘방어용 핵무기’는 없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26/128/20261026519259.jpg
)
![[기자가만난세상] 태극마크는 거래 대상이 아니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23/128/20260623516287.jpg
)
![[박현모의 한국인 탈무드] 프랑스의 위기와 세종의 ‘무간피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26/128/20261026518451.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