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에 붙어 있는 우편물 도착안내서. 부재중에 등기우편물이 왔다는 내용과 함께 집배원 연락처가 적혀 있다. 무심코 전화를 걸었다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
특히 일반 종이에 인쇄된 안내서가 투명테이프로 붙어 있다면 위조를 의심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가 공식적으로 경고한 가짜 안내서의 특징이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최근 우체국의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위조해 개인정보와 금전을 노리는 ‘레터피싱’ 우려가 커지면서 예방 조치가 강화됐다.
레터피싱은 우편물이나 우편물 도착안내서 등을 이용해 피해자가 범죄 조직에 직접 연락하도록 유도하는 사기 수법이다.
범인이 먼저 전화를 거는 일반적인 보이스피싱과 달리 피해자가 안내서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건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편물 도착안내서는 집배원이 등기우편물을 배달하러 갔다가 수취인을 만나지 못했을 때 출입문 등에 남기는 안내문이다.
정상적인 안내서는 식당 영수증과 비슷한 특수 감열지로 제작된다. 뒷면에는 포스트잇처럼 쉽게 떼어지는 점착제가 사용돼 문이나 벽에 접착 성분이 남지 않는다.
가짜는 다르다. 우정사업본부가 확인한 위조 안내서 중에는 일반 인쇄용지에 내용을 출력한 뒤 투명테이프로 붙인 사례가 있었다. 일반 스티커처럼 부착돼 떼어낼 때 접착 흔적이 남는 경우도 위조를 의심해야 한다.
문제는 겉모양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위조 안내서도 있다는 점이다. 범죄 조직은 우체국이 사용하는 안내서의 형식을 본뜨면서 집배원 연락처만 자신들의 번호로 바꾸거나 QR코드만 변조하기도 한다.
종이 재질과 접착 방식은 위조 여부를 판단하는 단서다. 안내서가 정상적으로 보이더라도 연락처나 QR코드까지 진짜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경찰청이 공개한 레터피싱 수법을 보면 범죄는 피해자가 안내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하면서 시작된다. 전화를 받은 조직원은 집배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다른 담당자에게 연락하라고 안내한다. 이어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이 등장한다. 피해자의 명의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겁을 준다.
이 과정에서 수사서류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특정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도록 하거나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한다. 돈을 요구하는 수법도 있다. 자금 검수 등을 내세워 현금이나 문화상품권, 가상자산을 넘기라고 압박한다.
경찰은 수사기관이 사건 확인을 이유로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나 특정 사이트를 통한 개인정보 입력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특히 안내서의 번호로 전화를 건 사람이 실제 집배원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안내하는 다른 번호에도 연락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29일 위조 안내서가 일부 지역에서 발견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달 12일부터도 위조 안내서 관련 제보가 접수되자 기존 안내서에 주민등록번호나 계좌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지난 21일에는 이러한 조치를 포함한 레터피싱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일선 우체국에는 위조 안내서 발견 시 조치 절차를 전달하고, 공동주택과 집합건물 관리사무소에는 주의 홍보물을 배포했다. 연말까지는 안내서의 진위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반투명 로고를 인쇄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QR코드를 이용한 개인정보 수집 범위도 명확히 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정상적인 안내서의 QR코드는 수취인의 동의를 받아 연락처를 제공받는 용도로 사용된다. 주민등록번호나 계좌정보 등 다른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수단이 아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안내서를 통한 개인정보 요구가 있으면 피싱을 의심하고 우체국이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안내서에 적힌 연락처를 그대로 믿지 않는 것이다. 일반 종이에 투명테이프가 붙어 있거나 떼어낼 때 접착 흔적이 남는다면 위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외관상 문제가 없어 보여도 의심스러운 개인정보 요구나 앱 설치 안내에는 응하지 않아야 한다.
실제 등기우편물이 도착했는지 확인하려면 우편고객센터나 가까운 우체국에 직접 연락하면 된다. 우편물의 진위를 확인하기 전에는 안내서에 적힌 전화번호나 QR코드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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