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쉴 새 없이 넘기게 했던 이야기들이 이달 잇달아 스크린에 오른다. 문장으로 쌓아 올린 긴장과 감정, 독자의 상상 속에 펼쳐졌던 세계가 배우의 연기와 영상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심리 스릴러부터 로맨스, 애니메이션까지 원작의 흡인력을 저마다 다른 장르와 연출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22일 개봉하는 ‘베러티’(포스터)는 미국에서 1000만부 이상 팔린 콜린 후버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심리 스릴러다. 원작은 2018년 독립 출판된 뒤 입소문으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무명작가 로웬(다코타 존슨)은 사고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된 베스트셀러 작가 베러티(앤 해서웨이)의 소설을 대신 완성하기 위해 대저택에 머문다. 그러다 서재에서 베러티의 자서전 원고를 발견한다. 다정한 아내이자 엄마로 알려진 베러티의 충격적인 과거가 담긴 글이다. 로웬은 원고에 빠져들수록 베러티의 남편 제러미(조시 하트넷)에게도 끌린다.
영화는 로웬이 원고를 읽는 현재와 글 속 과거를 교차시키며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흔든다. 하나의 비밀을 알아냈다고 생각하면 다른 의혹이 생기고, 관객은 앞서 본 장면마저 다시 의심하게 된다. 화려하고 매혹적인 과거의 베러티와 병상에 누운 현재의 베러티를 오가는 앤 해서웨이의 연기가 긴장감을 더한다. 미로 같은 복도와 어두운 공간으로 이뤄진 대저택도 인물들을 가두는 밀실처럼 기능한다. 거듭되는 반전이 끝까지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28일 개봉하는 ‘그대, 별처럼’은 일본서점대상을 받은 나기라 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카이(요코하마 류세이)와 아키미(히로세 스즈)가 꿈과 가족 사이에서 엇갈리며 보내는 15년을 그린다. 원작에 매료된 요코하마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에게 직접 영화화를 제안했다. 제작진은 344쪽 소설을 세 개의 장으로 나누고 촬영 시기와 카메라를 달리해 시간의 흐름을 담았다. 같은 날 개봉하는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여섯 편을 하나의 서사로 엮은 애니메이션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아내가 떠나고 고양이마저 사라진 남자는 의문의 상자를 전달하기 위해 홋카이도로 향한다. 한편 평범한 회계사 앞에는 거대한 개구리가 나타나 도쿄를 위협하는 지진을 막아야 한다며 도움을 청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하루키의 세계를 프랑스 출신 피에르 폴데스 감독이 영상으로 옮겼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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