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하루는 곧 국정의 흐름이다. 한마디 발언과 하나의 일정, 작은 결정 하나에도 정부가 향하는 방향이 담긴다. ‘청와대 24시’는 대통령의 말과 대통령실의 움직임을 하루 단위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주요 발언과 정책, 현장의 분위기를 핵심만 간결하게 담았다. 오늘의 국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읽는 기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하루에만 7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올리며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악성댓글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을 일삼는 이들을 ‘무뢰배’로 지칭하며 이들과는 소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여권 강경파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메시지도 계속해서 발신했다.
① “서민 복지예산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 秋 도정 직격?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어려움 없이 부모 덕에 호의호식하며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은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들에게는 더 가혹하고, 소액의 서민 복지예산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들이 과일 사 먹을 돈 몇천 원이 없어 마른 침 삼키고 몇만 원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밥 굶는 사람, 차라리 가족들 껴안고 죽어버릴까 고민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썼다. 이 대통령의 발언 중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소액의 서민 복지예산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두고 일각에서는 경기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일부 복지 정책 예산을 삭감한 추미애 경기지사를 이 대통령이 직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 지사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에 반발하며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추 지사의 도정을 지적한 듯한 글을 올린 것은 의미심장한 지점이다. 특히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마찬가지로 김 후보자 인선에 반발해온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것과 맞물려 강경파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② 박원순과의 일화 들며 “무뢰배는 문밖으로 내치는 게 당연”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일화를 언급하며 악성 계정 차단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했다. 악성 이용자에 대한 대처 방안을 언급하기 위함이었으나, 야권에서는 박 전 시장을 거론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공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엑스에서 “고 박원순 시장이 생각난다. 뛰어난 아이디어맨이었고 언제나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즐기던 분”이라며 “제게 소통과 그 수단인 SNS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과거 서울시 공관에서 박 전 시장을 만났을 때 그가 SNS 폭언·욕설에 대해 고민하자 ‘소통의 장에 폭언·욕설·비아냥으로 오물을 뿌리는 행위는 소통이 아니라 소통 방해다. 이런 오물을 차단하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오물을 끼얹으며 공론의 장을 어지럽히는 계정은 차단해야 건전한 공론의 장이 유지된다”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남의 집 마당에 들어와 폭언·욕설하는 무뢰배는 문밖으로 내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당연히 반대 의견을 내거나 비판을 한다고 차단하지는 않는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아하게든 좌아하게든 품격과 예의를 갖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한 뒤 “참고로 ‘좌아하게’라는 말은 일베에서 쓰던 말이 아니라 민주개혁진영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부터 쓰던 말이고, 우아하게라는 말을 장난스럽게 비튼 말장난(언어유희)의 하나”라고 앞서 이 대통령이 SNS에서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썼다 일었던 논란을 해명하기도 했다.
③ ‘대구 상가 천장 붕괴 때 골프’ 공세에 靑 “李, 현장서 보고받고 수습 지시”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이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일 가족과 함께 태릉골프장에 있었던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사고 보고를 받은 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직접 통화해 인명 피해와 부상 정도 등을 확인하고 인명 구조와 신속하고 안전한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대변인실 명의 공지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 및 사적인 휴일 일정은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비공개 휴일 일정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에는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대통령의 휴일 골프 여부 등 사적 일정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유지해온 만큼 이례적인 대응이다.
청와대의 선제적 공개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날 이 대통령이 사고 당시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청와대는 사고 당시 대통령이 현장에서 보고를 받고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직접 상황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사적인 비공개 일정을 정치적 공방에 활용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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