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법 위반 혐의로 수사
2026년 1·9월 압수수색 사실 밝혀져
전·현직 고위급 등 20명 조사도
경찰이 ‘국가안보실 예산 위법 지원’ 의혹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국정원과 경찰 등에 확인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올해 1월과 지난달 국정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국정원이 윤석열정부 때인 2022년 자체 예산 일부를 국가안보실에 위법하게 보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은 수사관을 보내 이 의혹과 관련한 서류와 PC 내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국정원 고위 간부를 맡았던 인사를 비롯해 전현직 직원 20명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가안보실이 연루된 국정원의 국가재정법 위반 혐의가 의심된다며 이를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국가재정법 47조는 각 중앙관서가 다른 국가기관과 예산을 함께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국정원은 2022년 7월 ‘대한 영향력 사업 계획’을 수립해 안보실에 보고하고, 이듬해 6월까지 50차례에 걸쳐 총 1억7000만원가량을 집행했다.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임의 지원이 의심된다고 윤 의원은 주장했다. 사업 50건 가운데 취지대로 외국인과 실제 만난 건 8건에 불과했고, 38건이 내국인 접촉 자문 과제 명분으로 집행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실의 자체 도시락 회의 비용을 포함해 언론인과 기업인, 전직 고위 공직자, 교수들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식대 지원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런 행태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대통령실과 안보실에는 엄연히 자체 예산이 있는데, 김태효 전 1차장이 국정원 팔목을 비틀어 국정원 돈을 자기 개인 카드처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올 1월 국정원을 압수수색했다. ‘투개표 결과가 해킹될 수 있다’는 보안 점검 결과를 당시 국정원 고위직이 관여해 의도적으로 선거 직전 발표했고, 발표 내용에 허위도 섞였다는 것이다. 이 의혹 역시 박 의원이 제보를 바탕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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