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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서 외국인이 입는 ‘체험한복’, 전통한복 ‘정통성’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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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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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착용·화려한 디자인에 ‘예쁘니까 괜찮다’ vs ‘전통과 거리 있어’
한복 체험 10년 새 약 155배↑…전문가 ‘규제보다 전통문화 접점 넓혀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한 한복 대여 업체 마네킹에 우산이 씌워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한 한복 대여 업체 마네킹에 우산이 씌워져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경복궁 등 고궁 주변에서 대여하는 ‘체험한복’을 둘러싼 전통성 논쟁이 일고 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일부 디자인이 전통 복식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여 한복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관광객이 전통한복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복궁 등 고궁 주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여해 입는 이른바 ‘체험한복’을 전통한복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체험한복을 전통한복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화려한 장식이나 레이스가 들어간 체험한복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전통한복의 모습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반면 한복을 입고 고궁을 찾는 행위 자체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만큼, 디자인을 이유로 관광객이나 체험 문화를 비판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체험한복은 관광객이 짧은 시간 동안 빌려 입고 반납하기 쉽도록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옷고름 대신 스냅 단추나 벨크로를 사용하고, 세탁과 관리가 편리한 합성섬유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여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려한 문양을 더하거나 서양식 드레스의 실루엣을 접목한 디자인도 등장했다.

 

이 같은 변화는 착용 편의성과 시각적 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한복 고유의 형태와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한국복식학회 학술지 ‘복식’에 실린 관련 연구에서도 착용과 움직임을 편리하게 만드는 변화는 수용할 수 있지만, 서양 복식의 형태를 결합한 디자인은 한복 본연의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복 체험은 이미 방한 관광의 대표적인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유산청 통계에 따르면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궐과 종묘에서 한복을 입고 관람한 입장객은 2015년 약 1만3000명에서 지난해 약 200만명으로 늘었다. 10년 사이 약 155배 증가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체험한복을 일률적인 규제 대상으로 보기보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넓히는 계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활동 역시 관광객이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방식인 만큼, 이를 제한하기보다 전통한복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만 체험한복이 현대적으로 변형되더라도 한복의 기본적인 형태와 정체성은 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단이나 제작 방식이 전통적인지 여부만 따지기보다 한복 고유의 특징이 디자인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대안으로는 민간 대여업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전통한복을 직접 입어볼 기회를 늘리고 체험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전통한복 체험 행사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한복 전문가들과 협력해 전통적인 디자인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까지 폭넓게 소개하자는 것이다.

 

체험한복의 대중성을 살리면서도 관광객의 관심이 한복 고유의 아름다움과 역사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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