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자 수입으로 보수 챙겨…사랑의열매 환수 조치는 적법”
2007년 충남 태안 해상 원유 유출 사고의 피해 극복을 위해 마련된 수천억원대의 기탁금이 정작 핵심 공익사업에는 쓰이지 않은 채 단체 내부 인건비와 운영비로 소진된 정황이 법원에서 인정됐다. 법원은 해당 기금을 수령했던 피해 주민 단체들에 배분금 약 2800억여원을 원상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재단법인 서해안연합회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배분금 반환 소송에서 모금회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서해안연합회가 1001억여원,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 1850억여원을 사랑의열매로 각각 환수할 것을 명했다.
이번 파문의 뿌리는 2016년 삼성중공업이 태안 유류 피해 지역의 일상 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랑의열매에 출연한 2900억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에서 시작됐다. 기금을 바탕으로 2018년 피해 지역별 주민단체가 모여 서해안연합회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 발족했고, 수천억원의 배분금이 각 조직으로 이관됐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뒤에도 지역 피해 극복을 위한 공익사업은 실질적으로 표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 및 감사원 조사 결과, 서해안연합회는 2021년 말까지 전체 배분금의 4.4%에 불과한 46억원만을 집행했으며, 그중 60% 이상인 30억원을 임직원 인건비와 조직 유지비로 썼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역시 전체 기금의 7.8%(158억원)만 집행된 가운데 94억원이 기관 운영비로 지급됐다.
재판부는 서해안연합회에 대해 배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 등을 임직원 인건비 명목으로 소진하는 방식으로 조직이 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날을 세웠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서도 심각한 내부 분쟁과 갈등으로 대의원총회 등 정상적 의사결정 체계가 마비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법부는 배분금의 집행 실적이 현저히 미흡하고 사업 추진 계획이 부실했던 점을 종합할 때, 사랑의열매가 기탁 목적에 맞춰 배분금을 환수하기로 한 결정은 적법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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