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긴자의 스시부터 230년 역사의 소바까지 해외 유명 맛집이 잇따라 서울 특급호텔 식탁에 오른다. 객실과 뷔페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호텔들이 현지에 가지 않고도 유명 셰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희소성을 앞세워 미식 경쟁에 나서고 있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의 올데이 다이닝 더 파크뷰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 긴자의 스시 전문점 스시 아오키와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스시 아오키의 2대째 오너 셰프인 아오키 도시가츠가 직접 방한한다.
서울신라호텔과 스시 아오키의 인연은 2012년 시작됐다. 일회성 초청에 그치지 않고 10년 넘게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도 아오키 셰프가 방한해 더 파크뷰에서 스시와 고바치 메뉴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스시 6~7종과 작은 그릇에 담아내는 일본 요리인 고바치 4종이 마련된다. 기존 메뉴에 곤부지메 방식으로 숙성한 딱새우 스시와 참치 뱃살 마키 등을 새로 추가했다.
대표 스시에는 참치 뱃살인 도로와 붉은 살 아카미를 비롯해 참돔, 전어, 딱새우, 잿방어 등이 포함된다. 디너에는 참치 뱃살을 다져 김으로 말아낸 마키도 제공한다.
고바치도 국내 식재료와 일본식 조리법을 결합했다. 참나물과 참다랑어, 폰즈 소스를 더한 곤부지메 참돔, 양파 간장 소스를 곁들인 차콜 향 삼치, 연어알과 염장 다시마를 활용한 메뉴 등을 내놓는다.
서울신라호텔은 스시뿐 아니라 해외 유명 레스토랑과 셰프를 더 파크뷰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이어왔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브런치 레스토랑 리틀 에그 총괄 셰프 에반 핸콜과 파티시에 타냐 부시를 초청했다. 당시 선보인 일부 메뉴는 이후 더 파크뷰 조식 정규 메뉴로 변형해 다시 내놓기도 했다. 단기 팝업을 메뉴 개발로 연결한 셈이다.
해외 유명 셰프 모시기에 나선 곳은 신라호텔뿐만이 아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지난 8월 일본 도쿄 아자부주반에서 230여년 역사를 이어온 소바 전문점 사라시나 호리이 셰프를 초청했다. 아리아와 호무랑에서 현지 소바와 주류 페어링을 선보였다. 아리아 디너 가격은 성인 기준 19만5000원, 호무랑 셰프 셀렉션은 11만원으로 책정됐다.
9월에는 중식당 홍연에 도쿄의 하이엔드 중식 레스토랑 코바야시의 타케시 헤드 셰프를 불렀다. 코바야시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 도쿄가 처음 발간된 2007년부터 스타를 받아온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올해 프랑스와 포르투갈, 일본 등의 해외 셰프를 잇달아 초청하며 고급 다이닝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 웨스틴 조선 서울 나인스 게이트가 프랑스 미쉐린 2스타 셰프 스테판 카라드를 초청해 진행한 8코스 디너와 주류 페어링 가격은 1인 60만원에 달했다. 호텔 식음업장이 단순히 투숙객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별도의 고가 미식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로 바뀌고 있는 대목이다.
특급호텔들이 외부 유명 셰프와 레스토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배경에는 호텔 밖 파인다이닝의 성장도 있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에서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모두 46곳이었다. 서울 42곳 가운데 호텔에 자리한 스타 레스토랑은 6곳에 그쳤다. 서울신라호텔 라연이 2스타를 유지했고 스시 카네사카, 비채나, 유 유안, 이타닉 가든, 라망 시크레 등이 1스타를 받았다. 상당수 스타 레스토랑이 독립 매장에 몰려 있다.
호텔업계로서는 자체 레스토랑만으로 미식가를 끌어들이던 시대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이미 이름을 알린 레스토랑이나 셰프를 기간 한정으로 들여오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기존 식음업장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삼정KPMG도 호텔산업의 주요 식음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스타 셰프·레스토랑과의 협업을 꼽았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해외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과 문화를 제공해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명 레스토랑을 직접 찾아가야 했던 과거와 달리 국내에서 짧은 기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에게 매력으로 작용한다”며 “객실뿐 아니라 식음 자체가 호텔을 선택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되면서 셰프와 레스토랑 협업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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