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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시스템이 만들어 낸 ‘매혹적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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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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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공동체/ 맹미선/ 돌고래/ 1만8000원

 

K팝 팬덤은 왜 국경과 언어를 넘어 강하게 연결될까. ‘환상 공동체’는 그 힘의 근원을 K팝이 만들어낸 ‘환상’에서 찾는다. 아이돌의 음악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와 콘셉트, 세계관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콘서트와 팬 사인회, 응원봉과 응원법 등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치가 더해지면서 ‘환상’은 현실의 공동체 경험으로 확장된다.

특히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기술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물고 팬들을 연결한다. 한국어를 몰라도 음악과 춤, 이미지와 감각을 통해 K팝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수많은 팬이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동작을 하며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 개인의 ‘덕질’은 공동체의 경험으로 바뀐다. 저자는 이를 세속화된 ‘의례’로 분석한다.

맹미선/ 돌고래/ 1만8000원
맹미선/ 돌고래/ 1만8000원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팬덤을 단순한 소비자 집단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바라본다는 데 있다. 팬덤은 조직처럼 단단하게 묶여 있기보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매개로 느슨하게 연결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K팝의 경쟁력은 좋은 음악과 스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팬들이 함께 머물고 싶어 하는 환상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서로 연결됐다는 감각을 갖게 하는 정교한 시스템에 있다는 것이 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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