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모니터·노트북 환경, 고개 숙인 채 장시간 근무가 화근
30분마다 가슴 펴고 ‘턱 당기기’… 모니터 상단 눈높이로 맞춰야
서울의 한 IT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33) 씨는 최근 몇 주 동안 이어진 등 한가운데와 날개뼈 안쪽의 극심한 결림으로 고통을 겪었다.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정형외과를 찾아 등에 물리치료를 반복해서 받았으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 뒤쪽에서 팔을 타고 손끝까지 저릿한 감각이 번졌다. 다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박 씨에게 의사는 “전형적인 직장인 거북목디스크”라는 진단을 내렸다. 원인은 등이 아닌 ‘목’에 있었던 셈이다.
하루 8시간 이상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고 틈틈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현대 직장인들에게 목디스크는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목디스크로 진료를 받는 환자 중 20·40대 젊은 층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목보다 등·날개뼈가 먼저 결려”… 오인하기 쉬운 초기 증상
목디스크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착각은 ‘목이 아파야 디스크’라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디스크가 탈출해 누르는 신경 부위에 따라 목 자체보다 등, 날개뼈, 어깨 쪽의 통증으로 먼저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경추 5·6·7번 사이를 지나는 신경 가지는 등과 날개뼈(견갑골) 안쪽, 팔, 손가락으로 뻗어 나간다. 이 신경이 눌리면 뇌는 목이 아니라 신경이 주행하는 등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고 인식해 ‘방사통’을 일으킨다. 전문의들이 박 씨의 사례를 두고 ‘전형적인 직장인 거북목디스크’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시간 화면을 보며 목을 앞으로 뺀 자세 탓에 경추 정렬이 무너졌지만, 정작 통증은 엉뚱하게 등 뒤쪽에서 먼저 터져 나오는 탓이다.
단순 담 결림은 며칠 휴식을 취하면 점차 완화되지만, 디스크 질환은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아픈 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등 뒤쪽의 찌릿한 통증이 팔이나 손으로 뻗어나가는 특징을 보인다.
시선 15도 숙이면 목에 12kg 하중… 듀얼 모니터 세팅도 복병
젊은 직장인들의 목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는 잘못된 데스크 환경이 꼽힌다. 성인의 머리 무게는 대략 5kg 안팎이지만, 고개를 15도만 앞으로 숙여도 경추에 가해지는 하중은 12kg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화면을 향해 턱을 앞으로 쭉 빼는 ‘거북목’ 자세(약 45~60도 기울기)를 유지하면 목뼈에는 최대 20~27kg에 달하는 부담이 실린다. 초등학생 1명을 목 위에 얹고 일하는 셈이다.
특히 거치대 없이 책상 바닥에 노트북을 그대로 두고 작업하는 습관이나, 듀얼 모니터 중 주로 쓰는 화면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해 하루 종일 고개가 한 방향으로 비틀려 있는 환경이 경추 정렬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모니터 상단과 눈높이 수평”… 실천 가능한 예방 수칙
전문가들은 목디스크 예방과 악화 방지를 위해 근무 환경의 물리적 재배치와 틈새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노트북은 반드시 거치대와 외장 키보드를 사용해 모니터 상단 3분의 1 지점이 눈높이와 수평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메인으로 보는 모니터는 몸의 정중앙에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의식적으로 고개를 들고 턱 끝을 목 쪽으로 가볍게 밀어 넣는 자세를 취하면 무너진 경추의 C자형 곡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목덜미를 뒤로 민다는 느낌으로 당겨야 한다.
고개를 억지로 꺾거나 돌리는 과도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손상된 디스크를 자극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대신 30~40분 간격으로 양팔을 벌려 날개뼈를 등 뒤로 모으고 가슴을 활짝 열어주는 ‘견갑골 후인’ 동작이 굽은 등과 굳은 목 주변 근육을 이완하는 데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초기 목디스크는 도수치료,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90% 이상 호전될 수 있다”라며 “단순 담 결림으로 치부해 방치하면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등이나 날개뼈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손 저림이 동반된다면 조기에 경추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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