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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제공하던 외환보유액 순위 삭제… 한은·재경부 ‘비공식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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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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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방어 속 순위 급락 직후 비공개…기록 없는 결정에 국감장 특혜 은폐 지적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을 방문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을 방문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국은행이 25년 6개월 동안 매달 공개해 오던 ‘외환보유액 국가별 국제 순위’를 보도자료에서 삭제하기 전, 재정경제부와 사전에 비공식 의견을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급등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가 급락하자, 정부와 한은이 여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당 지표를 비공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오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실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 국제국은 지난 9월 3일 발표한 ‘8월 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국제 순위표를 제외하기에 앞서 재경부 측과 상의를 거쳤다.

 

한은 측은 “재경부와 수시로 업무 협의를 하고 있으며, 이번 보도자료 내 순위표 삭제의 경우에도 사전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순위 삭제를 결정하기 위한 별도의 공식 회의록이나 대내외 회의는 남기지 않았다. ‘비공식 협의’로 결정을 매듭지은 셈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외환보유액 순위는 공식 통계 지표가 아니라 단순 부표”라며 “이 순위표를 보도자료에 수록하지 않기로 한 것은 부서장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 5년 동안 8~9위 유지하다 13위까지…환율 방어 속 이례적 급락

 

한은이 월별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국제 순위를 제외한 것은 2001년 2월 말 도입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삭제 시점이다.

 

한은 시계열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는 2025년 12월 말 9위(4280억 5000만 달러)에서 2026년 1월 말 10위(4259억 1000만 달러), 2월 말 12위(4276억 2000만 달러), 5월 말 13위(4269억 9000만 달러)로 5개월 만에 네 계단 밀려났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5년여 동안 줄곧 8~9위를 유지해왔던 흐름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하락세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진화하고자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규모 달러를 투입한 점이 순위 하락의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이후 6월 말 기준 10위(4273억 6000만 달러)로 반등했으나, 한은은 8월 말 기준 보도자료에서 순위표 자체를 예고 없이 빼버리면서 정보 은폐 논란을 자초했다.

 

◆ 한은 “재수록 계획 없어”…국회선 ‘순위 발표 의무화’ 법안 발의

 

한은은 “순위 변동이 국가 경제 기초체력과 괴리되어 불필요한 시비를 낳았다”며 복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종욱 의원실 질의에도 한은은 “향후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를 다시 보도자료에 수록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통계 이용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개별 중앙은행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만 등 IMF 비회원국 통계가 누락되고 각국 발표 시점이 상이해 일반 국민이 순위를 직접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이에 국회에서는 외환보유액 순위 발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 발의되기도 했다.

 

한은은 뒤늦게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대만을 포함한 주요국 통계 입수 대상을 확충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종욱 의원은 “외환보유액 순위가 급락하자 25년 넘게 제공해온 자료를 공식 회의 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삭제했다”며 “한은과 재경부는 삭제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순위 공표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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