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학교 내 성차별 금지 규정의 보호 대상을 성소수자(LGBTQ)로 넓혔던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행정부는 여성과 여학생의 권익 보호를 내세웠지만 성폭력 피해자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학교의 성희롱·성폭력 조사 책임까지 축소돼 피해 학생 보호가 약화한다고 반발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린다 맥마흔 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법 ‘타이틀 나인(Title IX)’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따른 보호를 확대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을 폐기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법을 집행해온 방식을 명문화한 것이다.
맥마흔 장관은 “오늘 조치로 공표된 타이틀 나인 규정이 법원 명령과 의회의 입법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게 돼 학부모와 학생, 교육기관의 혼란을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과 여학생들의 권리와 사생활, 스포츠 참여 기회를 침해하는 모든 학교와 대학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 권익 옹호단체들은 폐기 대상에 성소수자 보호 외에 피해 학생을 위한 조치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 때보다 성적 괴롭힘의 정의를 넓히고 학교가 조사해야 하는 신고의 범위도 확대했다. 학교 행사나 활동 중 발생한 성 비위 의혹은 교내에서 일어났는지와 관계없이 조사하도록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성 비위 입증 기준도 낮췄다. 학교 당국이 성 비위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높은지를 판단하는 ‘증거의 우월성’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규정은 3년에 걸쳐 마련됐으며, 그 과정에서 24만건의 공개 의견이 접수됐다.
맥마흔 장관은 스포츠와 대중문화를 다루는 폭스뉴스의 디지털 매체 아웃킥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개정이 “남학생은 남학생 스포츠에, 여학생은 여학생 스포츠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규정에 스포츠 경기 출전 자격을 다루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시왈리 파텔 전미여성법률센터 교육정의 담당 선임국장은 “학교에서 성희롱과 성폭력은 여전히 만연하다”며 “맥마흔 장관과 트럼프 행정부는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외면하고 타이틀 나인을 트랜스젠더 학생들을 공격하는 무기로 삼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부는 여성과 여학생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한 보호를 위법하게 훼손하면서, 학생의 안전을 지키고 학교에 책임을 묻는 법 자체를 체계적으로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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